[주간환율전망] 글로벌 빅이벤트 부재···1180원대 후반 박스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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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대외적 이슈 약하고 수급 상하단 줄다리기 '팽팽'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27~31일) 원·달러 환율은 강보합 흐름 속에서도 제한적인 변동폭을 가져갈 전망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었으나, 가파른 확산세는 여전히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외 금융시장의 '산타랠리' 가능성 및 연말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우위시장은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이란 관측이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2시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186.6원) 대비 1.1원 낮은 1185.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3원 갭업한 1186.9원으로 개장해 초반 1187원을 상회하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 전환하기 시작해 오전중 낙폭을 키우고 있다. 다만 그 변동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지난주 오미크론 확산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를 반영해 견조한 강세를 이어오던 달러는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아울러 주 후반에는 오미크론에 대한 경각심도 낮아지면서 리스크온(위험자산선호) 심리도 다소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로 주요국의 금융시장이 휴장 또는 조기 폐장한 가운데 이번주 외환시장은 1180원대 후반의 수급적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빅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상방·하방압력이 동시에 존재해 환율 수급에 따라 제한적인 변동폭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달러는 미국의 견조한 경기 회복세와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되면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용카드업체 마스터카드는 26일(현지시간) '지출펄스 데이터'를 통해 연말(11월1일~12월24일) 소매 매출 규모가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폭은 17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이는 전미소매업협회(NRF)의 분석과 맥락이 일치한다. NRF는 이달 초까지 연말 소매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8.5~10.5%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소식과 지난주 오미크론 확진자수가 20% 확대됐다는 점도 위험회피 심리를 더욱 부추겼다. 미 컬럼비아 대학 의료팀은 '네이처'를 통해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 예방에 효과가 없다고 경고했다. 오미크론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세다. 영국 내 확진자수는 12만명을 넘어서는 등 미국·유럽 내 오미크론은 대세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 및 앞당긴 금리 인상 전망 등은 이미 선물시장 내 반영돼 있다. 재차 나타날 수 있는 코로나 경제적 충격에 따른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행보 전망이 이미 시장 내 녹아든 만큼, 새로운 달러 강세 재료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지난주 초 96.6선에서 이날 96.0선까지 내려왔다.

아울러 크리스마스 전후 연말과 신년 초에 주식 투자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는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한 주간 S&P500지수는 2.28% 올랐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65%, 나스닥지수는 3.19% 상승했다. 향후 방향성을 나타낼 글로벌 빅이벤트가 이번 주에도 부재하기 때문에 산타랠리는 리스크온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외에도 미국과 중국의 신장 지역 중심의 갈등,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유럽연합(EU)·미국 간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리스크오프(위험선호회피)'를 부추길 재료 중 하나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월말·연말 네고 물량의 우위가 형성된다는 점에선 대외적 리스크를 제한할 수 있다. 오는 28일에는 미 댈러스 연준 제조업 활동지수(12월), 31일 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12월)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78~1193원

미국의 견조한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고,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후퇴했다. 연준의 긴축적인 스탠스 전환에도, 그 강도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불확실성은 되레 완화됐다. 매파적 시장의 기대에 연준이 보조를 맞춘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미 내년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선물 시장에도 반영된 만큼, 새로운 달러 강서 재료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 외환시장은 그간 꾸준히 논의돼 온 연준의 테이퍼링 재료보다는 오미크론의 영향권으로 보여진다. 오미크론 경계감에 달러지수에 지지력이 이어지고 있다. 델타보다 약한 오미크론 전염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오미크론발 달러 강세 추세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 확진자 증가 국면에서 달러화 가치 상승 혹은 강보합 흐름을 보여온 것을 고려할 때 당분간 오미크론의 경계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

오미크론의 우려 지속 가능성은 네이처 결과를 통해 확인했다. 또한 각국 확진자수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항공 등 기동성을 잃고 있다는 소식도 위험선호 심리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미국의 신장 지역 중심 갈등 전개도 미중 갈등 재개 경계심을 촉발해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심을 훼손할 수 있으며, 외국인 투자 순매도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휴가 시즌이 끝나고 월말·연말 네고 및 결제 수요(달러 매수) 물량을 빠르게 소화해야 하는 만큼 수급적 동향의 장세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금 같은 시장에선 장이 얇아 환율이 대형 기관 및 헤지펀드들의 동향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수출업체의 네고 타깃 포인트도 1180원대 후반으로 잡혀 있어 1190원 상단으로의 오버슈팅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대외적 이슈에선 파운드와 유로 간 디커플링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파운드와 유로는 함께 움직이는데 지난주부터 동조화가 약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영국 내 오미크론 위험이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보고서와 영국 아스트로제네카(AZ)의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는 오미크론의 우려가 완화될 수 있고, 곧 영란은행(BOE)의 금리인상 기조가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어주고 있는 것이다. 달러인덱스가 96선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도 이런 파운드화의 강세 영향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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