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강타에···환율 10원 가까이 상승
오미크론 강타에···환율 10원 가까이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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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9.9원 오른 1190.8원으로 마감···변동폭 6개월來 '최대'
유럽·미국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 강타···달러인덱스 96.7까지
아시아장 하락세 속 코스피도 1%대↓···네고 물량도 적었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0원 가까이 올라 1190원으로 올라섰다. 한 달 만에 1190원대 복귀는 물론, 오름폭으로는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행보는 물론, 국내 증시가 2% 가까이 내려온 까닭이다. 아울러 수급에서 적은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한 몫 거들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180.9원)보다 9.9원(0.84%)오른 1190.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19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9일(1193.0원) 이후 22일 만이다. 특히 9.9원의 오름폭은 지난 6월13일(13.2원) 이후 최대폭의 상승 기록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8.1원 높은 1189.0원으로 개장한 직후 곧바로 1187원대까지 레벨을 낮췄으나, 이후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날 환시는 특별한 글로벌 빅이벤트가 부재한 상황에서 앞서 공개된 달러 상승 재료들이 종합적으로 맞물리며 글로벌 강(强)달러 흐름을 보였다.

먼저 유럽과 중국의 완화적인 통화 행보에 연준의 매파 행보가 더욱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연준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앞당기고, 내년도 금리 인상 예상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반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정대로 내년 3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채권매입을 종료하되, 내년 별도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ECB는 채권매입이 끝나기 전 현 마이너스(-) 0.5%인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도 금리 인상은 없다는 의미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에 달러 카운터 파티인 유로화는 약세를 보였고, 달러는 독주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0월26일 93.9에서 현재 96.6선 후반대까지 올라섰고, 유로화는 같은 기간 유로당 1.16달러에서 1.12달러로 하락했다.

중국에서도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20개월 만에 인하(1년 만기 기준 3.85%→3.80%)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경기 회복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했지만, 대체적으론 중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더욱 부각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주말간 오미크론의 우려가 재차 확대되면서 이번주 원·달러 환율에는 리스크오프 심리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변이 바이러스 여파로 유럽 지역에서 재차 봉쇄조치가 나오고 있는데다 일일 확진자 추이가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가 방역 완화 한 달 만에 재봉쇄에 들어갔고, 영국도 봉쇄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반적으로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1%대 이상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73p(1.81%) 내린 2963.00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도 전 거래일 대비 2.13% 하락해 큰 폭으로 내렸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7%) △홍콩 항셍지수(-2.18%) 등도 약세 마감했다.

여기에 수급 측면에서 상단을 제어할 네고 물량의 출회도 적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날 환율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건 예상했던 부분이었으며, 오후 2시 전까지로는 1190원을 뚫기 전까지 당국 경계 및 네고 물량이 상단을 방어했다"면서 "그러나 이후 환율 레인지 자체가 올라갔고 외국인의 '셀코리아(한국주식 매도)'도 이어지면서 상단이 뚫렸다. 뚫리면서 달러 매수세도 들어왔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빅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상당히 높아진 환율의 레벨이 차츰 오름폭을 되돌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외환 딜러는 "12월 환시에서는 이른 수급 물량이 나오곤 하는데 지난주 1180원대 중반에서 많은 거래가 처리되면서 오늘 체감상 장이 크게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당면한 악재가 있어 1200원까지 올라설 상황은 아니다"라며 "단기간 내 1190원대 중반까지 올라설 수 있으나, 이런 분위기를 고점으로 향후 (환율 방향은) 아래쪽으로 열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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