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도 기업 체감경기 '주춤'···반도체·원자재 쇼크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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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산업 업황BSI 88···반도체값↑, 전방산업수요↑
업황전망은 1p↓···"반도체·원자재 부족 등 공급 문제"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 (사진= 한국은행)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지난달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수출 호조가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차 반도체 및 원자재 부족 등으로 내달 업황 전망은 소폭 하락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BSI는 88로 전월과 같은 흐름을 보였다. BSI는 기업 경기 인식을 조사한 지표로 기준선(100)을 밑돌면 부정적인 전망을, 상회하면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업황SI가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 2011년 6월(88) 이후 9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2개월 연속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제조업 업황BSI는 전월과 동일한 96을 기록했으며, 비제조업은 1포인트(p) 하락한 81을 기록했다. 먼저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 2011년 5월(9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2개월째 이어갔으며, 수출 호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및 전자부품 가격 상승이라든지, 전방산업(전자부품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속가공과 전자·영상·통신장비가 각각 10p, 5p 상승했다. 반면 자동차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해 이에 따른 자동차산업 부진으로 자동차(-5p), 고무·플라스틱(-5p) 등이 하락했다.

제조업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110)은 3p 상승했으나, 중소기업(80)은 3p 하락했다. 기업형태별로는 내수기업(89)이 1p 상승, 수출기업(109)이 전월과 동일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기업규모별로 격차가 확대된 것은 공급망 확보와 관련된 문제로 보고 있다"라며 "수출 호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기업에선 체계적인 자재 공급을 통해 업황 개선을 이어갔지만, 중소기업은 원자재 값 상승으로 수급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선박운임·운송 부문 등에서도 공급이 부족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문제로 내달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는 다소 어려월 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음달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전기장비(-7p), 전자·영상·통신장비(-2p)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p 하락한 97을 기록했다. 전기장비는 전방산업(자동차) 부진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으며, 전자·영상·통신장비의 경우 원자재 수급 차질 우려로 소폭 하락했다. 기업규모·형태별로도 대기업(2p)을 제외한 중소기업(-6p), 수출기업(-2p), 내수기업(-2p) 등은 모두 소폭 떨어질 전망된다.

비제조업 업황BSI는 정보통신업(9p)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문·과학·기술(-9p), 예술·스포츠·여가(-7p), 건설업(-3p)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p 하락한 81을 기록했다. 정보통신업은 미디어콘텐츠(온라인) 판매수익 증가, 시스템소프트웨어 수주 등이 증가했지만, 전문과학기술에선 토목설계·감리수주 감소,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하락했다. 예술·스포츠·여가도 단체 관광객 및 스포츠경기 관람객 감소로, 건설업은 수주 감소로 하락했다. 내달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전월 대비 1p 하락한 81을 기록했다.

김 팀장은 "반도체 부족, 원자재 부족 등 공급 면에서 기인한 문제가 기업심리를 정체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수출 호조는 지속되고 있다"라면서 "정확한 판단은 조금 더 긴 호흡을 통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ESI는 전월 대비 0.1p 상승한 105.4를 기록했다. 지난 3월 ESI는 2018년 6월(100.4)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긴 뒤, 3개월 연속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104.8로 전월 대비 2.9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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