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윤은식 기자)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윤은식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8000억원대를 기록했다. 5000억원대에 머물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조1989억원, 영업이익 800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1조3700억원)부터 줄곧 하향추세였던 영업이익 추이가 5분기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은 41% 줄고, 매출은 6.3%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490억원으로 41.1%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360억원, 매출 6조9271억원보다 각각 239.1%, 3.9% 늘어난 수치다. 순손실 1182억원에선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인 영업이익 5091억원, 매출 6조8680억원을 상회한다. 올해 들어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추이가 본격 상승전환한 덕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대외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 원가 절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D램은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바일 고객의 수요가 줄어들었으나, 서버향 수요 강세가 이를 상쇄하면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 감소에 그쳤다. 평균판매가격은 3%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도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면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7%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다만 이전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향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나 비대면 IT 수요가 늘면서 중장기적으로 서버용 메모리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 수요 변동성은 높아지고 생산활동도 원활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요 변동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설 투자는 작년 대비 상당폭 줄인다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고, 공정 미세화와 연말로 계획된 M16 클린룸 준비에는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D램 일부 캐파(생산능력)의 CIS 전환과 낸드플래시의 3D 전환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

D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64GB 이상 고용량 서버 모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10나노급 3세대(1Z) 제품도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한편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GDDR6와 HBM2E 시장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96단 제품의 비중 확대와 함께 2분기 중에 128단 제품의 양산을 시작한다. 또 1분기 40%에 도달한 SSD 판매 비중을 더욱 늘리고 데이터센터향 PCIe SSD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1월 중순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으며, 각 국가와 지역별 당국의 권고사항을 철저히 준수해 현재까지 국내외 반도체 공장(FAB)은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담당(CFO)은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향후 5G와 서버 중심의 성장 모멘텀이 왔을 때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과 인프라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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