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중국의 동방항공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정규직 전환을 앞둔 한국인 기간제 승무원 전원에게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 그러나 같은 해 입사한 일본·이탈리아 국적의 기간제 승무원은 계약 해지없이 정규직 전환이 예정돼 있어 한국인을 겨냥한 차별 대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동방항공은 사흘 뒤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었던 한국인 기간제 승무원들을 "항공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로 경영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았다"며 "11일 자로 해고한다"고 통보했다.

사측은 승무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중 항공기 노선 수요가 급감함으로써 경영이 악화돼 이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동방항공은 지난 2018년 3월 12일자로 총 73명(14기)의 한국인 승무원을 근로기간 2년조건으로 신규 채용했다. 이들을 한중 노선뿐 아니라 중국 국내와 유럽, 미주 등 해외 노선에도 투입됐었다. 

그간 회사는 통상적으로 신입 승무원을 채용해 2년간 계약직 신분으로 근무하게 한 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근무토록 해왔다. 사실상 정규직인 셈이다. 현재 중국동방항공의 한국인 승무원은 기간제 승무원을 포함해 총 200여 명이다. 

그런데 이처럼 한 해에 채용된 한국인 승무원 전원이 계약 만료를 통보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이번 해고 통보를 받은 승무원들은 새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교육을 받는 등 사측이 정규직 전환을 염두에 둔 조치를 취해왔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같은 시기 채용된 일본·이탈리아 등 외국인 기간제 승무원들은 예정대로 정규직 전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중국동방항공 측은 해당 기간제 승무원에게 개별 연락해 기존 퇴직금 외에 2개월분 급여를 위로금으로 추가 지급하겠다며 퇴직 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언론에 제보하지 않고 소송도 걸지 않을 경우 위로금을 두 배 더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들은 개별 퇴직 합의를 거부하는 한편 '중국동방항공 14기 대책위원회'를 결성, 해고무효확인소송 등 법률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중국동방항공은 작년 12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올해 1월 초부터 한국인 승무원들을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한 등 중국 국내 노선에 집중 투입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승무원들은 동방항공 측이 외국인 승무원 가운데 한국인 승무원만 중국 국내선 근무에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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