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 밀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웹 트레이딩 시스템(WTS)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메리츠증권이 내년 하반기 WTS 시장에 전격 출격을 예고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WT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WTS 개발은 메리츠증권의 이노비즈센터가 맡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WTS를 현재 개발중이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선 아직 이야기 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내년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노비즈센터는 메리츠증권의 리테일본부가 최근 리테일 부문으로 격상되면서 PIB센터와 함께 신설됐다. 이노비즈센터는 개인 투자자를 위한 플랫폼 혁신을 책임지고 있으며,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국내 주요 IT 기업 출신 3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노비즈센터를 이끄는 이장욱 센터장은 과거 네이버증권을 국내 1위 증권 커뮤니티로 성장시킨 핵심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WTS에 대한 업계 전반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3년 각각 'M-able 와이드', '신한 간편투자 웨일'을 선보였다. 뒤이어 LS증권은 지난해 말 기존 WTS를 개편한 '투혼 WTS' 출시했고, 토스증권도 같은해 '토스증권PC'를 출시했다.
WTS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 없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HTS가 보편화되기 전 주요 거래 채널로 활용됐지만, 기능적 한계와 편의성 문제로 점차 HTS와 MTS에 밀려났다. 그러나 윈도우나 맥, 리눅스 등 운영체제(OS)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고,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WTS는 또 단순 거래 기능을 넘어, 투자자 간 정보 교류와 소통까지 가능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스증권이다. 토스증권은 WTS에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해, 투자자들이 종목 분석이나 의견 교환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커뮤니티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80만명을 돌파했고, 전년 대비 150% 이상 증가했다.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도 연초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75만명에 달해 WTS의 확장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페이 증권의 '간편 주문 서비스' 도입도 WTS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네이버페이 앱 내 '간편주문' 버튼을 통해 인증 후 곧바로 투자자의 증권사 WTS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현재 이 서비스에는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참여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WTS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단순 거래를 넘어 투자자 간 정보 교류와 소통이 가능한 커뮤니티 기능이 강화되면서 WTS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