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 두 달 만에 하루 거래대금 4조원을 돌파하며 빠른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거래의 대부분이 개인에 집중돼 있어 실질적인 시장 파급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3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하루 거래대금은 4조6177억원으로 같은달 초(2조4056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3조1430억원으로, 같은 날 한국거래소(KRX)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거래대금(9조2151억원)의 약 34% 수준을 기록했다.
넥스트레이드는 3월 말 거래종목을 796개로 확대한 후 거래대금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출범 첫날 202억0400만원에 불과했던 하루 거래대금은 4~5조원으로 늘어났고, 넥스트레이드의 4월 약 한 달간(1~29일) 누적 거래대금은 79조86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거래대금(165조6147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하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거래량과 달리, 시장 참여 구조가 여전히 편중돼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 넥스트레이드의 투자자별 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출범 초기인 3월 초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98.5%에 달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1%, 0.4%에 그쳤다. 이후 단계적으로 종목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비중은 소폭 증가해 4월 넷째 주(4월 21~25일) 기준 4.7%로 늘었고, 개인 비중은 94%로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관의 비중은 여전히 1.3%에 머물렀다.
넥스트레이드는 3월 31일부터 기관투자자를 겨냥한 대량·바스켓매매 시장을 정식 개장했다. 대량·바스켓 매매는 5000만원(대량매매) 또는 5종목·2억원(바스켓매매) 이상의 주식을 당사자 간 합의한 가격으로 장내에서 거래하는 방식으로 주로 기관 투자자들이 활용한다. 그러나 4월 말 기준 아직까지 실거래가 발생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거래 환경 자체는 열려 있으나, 기관들의 참여를 유도할 만한 유인이나 거래 전략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9월에는 주요 증권사들이 넥스트레이드에 전체 주문을 연동할 예정이어서, 거래 기반 확대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넥스트레이드가 운영 중인 프리마켓·메인마켓·애프터마켓 가운데 일부 시장에만 제한적으로 참여 중인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부국증권, 신영증권, 우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한양증권, BNK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iM투자증권, SK증권 등 총 14곳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진입은 이미 만석인 상태라고 보고 있으며, 개인에 집중한다면 거래 종목이 많지 않은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 확대나 외형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외국인이나 기관들을 유입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