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공략·탄소 저감 '맞손'···현대차-포스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나선다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철강 및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래 신사업 대응에 나선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21일 서울 강남 소재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에서 '철강 및 이차전지 소재 등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석원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본부장 부사장,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사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포스코그룹은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동시에 고품질 철강 및 이차전지 소재 공급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철강 분야에서는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탄소 저감형 철강 생산 전환에 대응하는 협력이 추진된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전기로 제철소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 58억달러(약 8조원)가 투입되는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설비로,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 제품 생산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완공 후에는 연간 270만톤(t) 규모의 열연 및 냉연 강판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 등 북미 주요 생산 거점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그룹 또한 북미 철강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손을 맞잡는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326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동화 톱티어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이후, 핵심 배터리 소재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포스코그룹은 해외 염호(소금호수) 및 광산에 대한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리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외 사업장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수산화리튬 및 양·음극재를 생산 중이다.

양사는 리튬, 음극재 등 확보 경쟁이 치열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며, 미국 등 주요 시장의 공급망 재편과 무역 규제 대응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차세대 소재 개발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협력 분야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그룹과의 협약을 통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