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오후 4시(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WA)' 행사에서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세 번째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을 그 어느때보다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를 향해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 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면서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드디어 우리는 외국의 통상장벽을 무너뜨릴 것"이라면서 "이것이야 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60여 교역국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각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의 절반만큼을 부과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관세는 다른 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매겨졌다.
상호관세는 기본관세(5일 시행)와 이른바 '최악 국가'에 대한 개별 관세(9일 시행)로 구성돼 있다.
이번 관세 부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되고 한국은 미국과 새로운 통상 협정을 체결해야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국과 함께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대만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에는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이날 발표된 국가별 상호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태국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콕찍어 비관세 장벽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자동차의 81%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산 쌀에 대해 최대 500% 이상의 비금전적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는 적국보다 우방이 더 나쁘게 우리를 대우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상호관세는 트럼프 취임 후 무역대표부(USTR) 등이 주요국의 관세 및 비(非)관세 장벽을 두루 따져 평가한 결과에 따라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번 관세는 말 그대로 상호주의적인 것”이라며 “관세가 0%가 되기를 원하면 미국에서 생산하면 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최근 210억 달러(약 31조원) 대미 투자를 발표한 사례를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는 J D 밴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비롯해 트럼프 정부 내각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소속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노동자 등이 연단에 올라와 "트럼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로널드 레이건이 내 생애 최고 대통령일 줄 알았다. 관세 부과에 따른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매우 흥분된다"며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다만 백악관은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에 다른 관세가 부과된 품목은 상호관세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거론한 상호관세 미(未)적용 대상엔 이들 품목 이외에 구리·의약품·반도체·목재,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품목, 금괴, 에너지 및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특정 광물 등도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