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지속되는 고물가 속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가성비 위주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각 유통사들은 고객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고자 초저가 상품을 준비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유통사 자체 브랜드(PB)를 붙여 나오는 상품들이 제조업체 브랜드(NB)상품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을 형성하면서 판매량에 탄력이 붙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형마트 등에선 '초저가 기획전'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황금연휴 통큰딜' 행사를 진행하며 신선부터 가공식품, 생활용품까지 최대 50%할인, 1+1 행사 등을 진행한다. 이마트는 1월과 2월에 이어 3월에도 초저가 상품들을 모은 '고래잇 페스타'를, 홈플러스는 3월 12일까지 창립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is BACK'을 진행하며 물가 안정에 동참하고 있다.
그 가운데 경쟁 구도인 롯데마트와 이마트 간 동일 제품 초저가 가격경쟁이 벌어질 조짐도 보인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22일부터 업계 최초로 수입산 삼겹살을 100g당 890원에 선보였다. 이에 맞서는 이마트 28일부터 3월 3일까지 같은 중량을 779원에 선보이는 초특가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의 초저가 상품 판매 경쟁은 편의점 업계로도 옮겨붙었다. 편의점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 24는 각각 △'득템시리즈' △'리얼프라이스' △'세븐셀렉트' △'상상의끝'이라는 PB 상호를 출시하고 초저가의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PB제품은 유통사가 직접 기획하기 때문에 물류비, 광고비, 마진비를 최소화할 수 있어 NB 상품 대비 20~30% 저렴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유통사 관계자는 "PB 제품은 생산가에 마진을 몇%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기획 초기부터 동종 업계 제품 중 최저가로 판매가부터 결정하고 이후 해당 제품의 품질을 높여나간다"며 "현재는 브랜드 영향력이 쌓여 제조사들로부터 먼저 협업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CU는 지난달 일반 삼각김밥 가격의 절반수준인 990원 삼각김밥 '땡초어묵 삼각김밥'을 리뉴얼 출시했다. 또 조만간 '990원 핫바'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엔 육개장 라면을 880원에, 캡슐커피를 29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원재료 선매입, 공정 효율화, 자체 마진 감축 등의 노력으로 초저가 상품을 지속 출시할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25도 올해 첫 리얼프라이스 신규 라인업으로 냉장면 2종을 선보였다. 가격은 기존 냉장면 대비 50% 저렴한 1900원이다. 닭 가슴살 제품군 판매 1위인 '리얼프라이스 닭가슴살'도 이달 판매가를 2300원에서 1800원으로 21.6%나 낮췄다. GS25는 PB브랜드 성장에 힘입어 연말까지 리얼프라이스 라인업을 100여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역시 올해 초 초저가 브랜드 상상의끝을 론칭해 '900삼각김밥'과 '2900짜장면' 등을 소개했다. 이 외에도 이마트의 PB인 '노브랜드'를 편의점에 입점시키고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3900원 균일가로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굿(900D)투어' 푸드 시리즈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유통업계가 이러한 전략에 나선 것은 소비 침체 상황과 무관치 않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서 고물가 속 소비자들이 가성비 제품을 찾고 있어서다.
실제로 초저가로 출시된 상품들의 매출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편의점 측에 따르면 CU의 1000원 이하 제품의 매출 성장률은 2021년 10.4%에서 △2022년 23.3% △2023년 21.1% △2024년 29.8%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GS25역시 지난해 1000원 이하 상품 매출 증가율이 46.5%에 달했다. 2021년 17.1%, 2022년 28.8%, 2023년 32.3% 등 매년 성장폭도 확대 중이다. 편의점 매출 중 식료품(담배 제외)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전 제품 중 자체 브랜드 판매 비율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CU와 GS25, 세븐일레븐 매출에서 PB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8%, 29.1%, 30%에 달했다. 대형마트 기준으론 이마트(노브랜드)는 12%, 홈플러스(심플러스) 10%, 롯데마트(요리하다·오늘좋은) 10%를 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기 때문에 가성비 상품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며 "특히 PB제품은 해당 유통 업체가 품질을 보증하고, 다른 업체에선 구하지 못하는 단독 상품이기도 하기 때문에 소비자 유입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 홈플러스, 광고 모델에 '김수현' 재발탁···'홈플런 is BACK' 예고
- 롯데홈쇼핑, '창고털이' 상품 인기···이달 겨울의류 집중 판매
- "장바구니 물가 잡자"···유통업계, 을사년 맞아 할인 경쟁
- 세븐일레븐, '삼각김밥데이' 맞아 사이다 무료 증정
-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판매·협력업체 거래 정상 운영"
- "캐릭터 등 협업이 대세"···편의점, 화이트데이 기획전 돌입
- 오늘부터 동네 편의점서도 '농식품 바우처' 사용 가능
- 메리츠 "홈플러스 담보채권 1조2000억···자금회수 문제 없어"
- 농협유통, 봄맞이 사랑의 헌혈 캠페인 실시
- 납품 중단 사태 현실화···홈플러스 "상거래 채권 지급 재개"
- "홈플런 is BACK"···홈플러스, 양배추 등 주요 채소 반값 판매
- [현장+] e커머스 공세에 흔들리는 대형마트, 특화 매장으로 '승부수'
- CU, 건강 식품 매출 137%↑···본격 도입 추진
- 도드람, '2025 도드람 베스트 파트너스 데이' 개최
- 롯데마트, 수입 삼겹살 '100g에 690원'
- CU, '중증음료센터' 행사···인기 음료 '1+1' 할인
- [초점] 대형마트만 옥죈 규제···전통시장 대신 쿠팡만 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