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기준금리 인하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는 16일부터 최대 0.13%p(포인트) 내려간다.
여기에 새해 대출한도가 갱신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등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어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22%로 전월(3.35%)보다 0.13%p 하락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지난해 6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다 9월 반등했으나 10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금리가 상대적으로 천천히 반영되는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일제히 하락했다. 12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3.53%)보다 0.06%p 떨어진 3.47%를 기록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지난 2023년 11월 2년6개월 만에 하락한 후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2.98%로 전월(3.07%)보다 0.09%p 하락했다. 신잔액기준 코픽스가 2%대에 진입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지난달 코픽스가 떨어진 것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예·적금금리가 줄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지난 10월 11일에 이어 11월 28일에도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씩, 두번 연속 인하했다.
이후 은행들은 10월부터 예·적금금리를 본격 인하했다. 지난달에도 4대 시중은행이 예·적금금리를 모두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2일 거치식예금 16종과 적금 16종의 금리를 0.2~0.4%p 인하했다. 하나은행은 20일, 신한은행은 23일 각각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5%p 낮췄다. 국민은행은 30일부터 예·적금상품 13개 기본금리를 0.05~0.2%p 내렸다. 농협은행은 이달부터 거치식예금 금리를 0.05~0.2%p, 적금금리를 0.05~0.25%p 인하했다.
이날 코픽스 하락으로 이와 연동된 주담대 변동금리는 16일부터 떨어진다. 코픽스를 변동형 주담대 지표로 삼는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중 최고금리는 연 6.34%(농협은행·신규코픽스), 최저금리는 연 4.24%(농협은행·신규코픽스)로 나타났다.
은행별 주담대 변동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기존 연 4.72~6.12%에서 연 4.59~5.99%로 최고·최저금리가 코픽스 하락분만큼인 0.13%p씩 하향조정된다. 우리은행도 연 5.24~6.44%에서 연 5.11~6.31%로 상단과 하단이 0.13%p씩 하락한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출시 은행채 등 현재 시장금리 수준을 함께 반영하는 농협은행의 경우 신규코픽스 변동금리가 연 4.48~6.58%에서 연 4.24~6.34%로 0.24%p씩 하락한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도 하락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금리가 연 4.78~6.18%에서 연 4.69~6.09%로, 우리은행은 연 5.16~6.36%에서 연 5.07~6.27%로 상단과 하단이 모두 0.09%p씩 하향조정된다.
코픽스가 하락한 가운데, 은행권이 지난해 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올렸던 가산금리도 다시 내리고 있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주담대·전세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만기에 따라 0.05~0.3%p 인하했다. SC제일은행은 13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의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0.1%p 확대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2일 5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를 0.09%p 인하한 바 있다.
다른 은행들도 가산금리 추가 인하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초 대출 수요와 시장 상황을 보고 가산금리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대출한도가 다시 부여됐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시장금리 흐름에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폭(0.25%p)만큼 대출금리가 내려갈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부담은 약 3조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 1명의 연간 이자부담은 평균 15만3000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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