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의 장기화와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불안정한 시장 속에서 고군분투를 이어갔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했으며, 수익성 역시 악화됐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위기 경영을 선언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액 26조9512억원, 영업이익 7031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3.1%, 52.7% 감소한 수치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4.41%에서 2.71%로 하락했다.

올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 10월까지 중국의 CATL과 비야디(BYD)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39.7%에서 53.6%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2.1% 하락한 11.8%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이 설자리가 점점 위축되자 일각에서는 점유율이 10%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특히 경영 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02%를 기록할 전망이다. ROE는 자기 가본을 활용해 기업이 1년간 얼마를 벌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6.36%를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ROE는 올해 2분기 0.83%에서 3분기 -1.78%까지 떨어졌다.

당장 다음 주부터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자, IRA의 생산세액공제(AMPC) 폐기 혹은 축소 가능성이 나온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이 AMPC 혜택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 상태라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AMPC 혜택 4660억원을 수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4483억원을 거뒀지만, 여기에 보조금 혜택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던 회사는 보조금 축소된다면 손실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회사는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며 위기 돌파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일 투자·비용 재검토, 자산효율화 등의 내용을 담은 위기경영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내년에도 매출 및 가동률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또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46시리즈 배터리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오창 공장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도 46시리즈를 양산할 예정이다.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2170 대비 크기와 용량을 늘린 원통형 배터리로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갖췄다. 이에 기존 배터리의 패러다임 전환 일으켜 수주 모멘텀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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