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초반 1431원대를 터치했다가 1430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주말 사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무산되면서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원화가치가 급락하는 양상이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직전 거래일 종가(1419.2원) 대비 6.8원 오른 달러당 1426.0원에 개장했다가 1430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그러다 오전 10시 6분 1430.2원을 기록하면서 오름세로 전환했고 이후 오름폭을 키워 1431.2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주간거래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22년 10월 26일(1432.4원) 이후 약 2년1개월 만에 최고치다. 현재 1430원선을 횡보하고 있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의원 불참으로 인한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고,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금융시장도 변동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적 혼란과 더불어 미국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1400원 이상의 고환율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탄핵소추안 표결 이후에도 국내 정치 불확실성 고조는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가계 소비심리 약화, 기업 투자 유보 등은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원화 약세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한 국내 경기 펀더멘털,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갈등 심화 등을 감안할 때 미 달러의 추세적 약세 전환 전까지 달러·원 환율은 1400원대에서 쉽게 내려오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등 시장안정 조치를 즉각 가동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외환수급 개선 방안도 이달 중 발표할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F4) 간담회에서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적 외환수급 개선 방안을 조속히 관계기관 협의를 마무리해 12월 중 발표하겠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준비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 조치들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