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6월께 비상경영을 시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SGC이앤씨가 3분기 해외수주액 5위를 달성했다. 일시적 국내 현장 수급 불균형에 따라 비상경영을 시행 중이나 해소되는 중이며 코로나19 이후 해외건설에 역량을 집중해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회사는 설명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212억원 손실을 냈던 SGC이앤씨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흑자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영업적자를 냈지만 올해 원가 절감과 해외 플랜트 사업에 집중한 결과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12억원, 2분기 9억원의 영업이익에 이어 3분기 영업이익은 11억을 기록했다.
흑자 지속 배경으로는 해외 플랜트 수주 성과가 주효했다. 회사는 국내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원가율 대응에 나서고 있다. 통상적으로 80%를 적정 원가율로 평가하는데 회사 원가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105.4%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원가율인 100.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가운데 SGC이앤씨는 사업성이 좋은 사업장을 골라 선별 수주에 나서는 한편 토목, 해외 플랜트 등 인프라 사업 비중을 높이면서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올 3분기 13억200만달러(해외건설협회 집계 기준) 수주고를 쌓으며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 중 다섯 번째로 많은 액수를 벌어들였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누적 해외수주 총액 38억4539만달러의 3분의 1을 올해 쌓았다.
올 초부터 수주한 해외 플랜트사업의 공정이 단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실적에 반영된 모습이다. 올해 SGC이앤씨는 △사우디 에틸렌·프로필렌 설비공사 △사우디 아이소프로필 알코올 설비공사 △사우디 에틸렌초산비닐(EVA) 설비공사 △프로판탈수소화/폴리프로필렌(PDH/PP) 설비 공사 △말레이시아 CIKUMHO ME1' 프로젝트 △말레이시아 'OCIM MP7' 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 현장이 늘어나자 회사는 해외 근무 역량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대거 모집하고 나섰다. 플랜트·엔지니어링·건설·영업 등 4개 부문 총 21개 분야를 모집해 이날까지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회사는 해외 근무 예정인 신입사원에게 어학 교육과 현지 적응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GC이앤씨 관계자는 "기존에도 해외사업을 주력해왔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중단됐던 사업이 진행되고 기존 고객이 돌아오면서 해외실적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수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쌓아온 네트워크가 사업 수행에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SGC이앤씨가 비상경영을 시행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실제 앞서 SGC이앤씨는 "회사 수행현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비상경영(2024년 06월23일자 본지 기사 [초점] "20위권 건설사, 비상경영 돌입?"···부실기업 구조조정 필요)을 실시해 왔다. 당시 서울파이낸스가 입수한 전략기획실장 명의(사장(전략) 명에 의하여 공지함)로 작성된 해당 자료는 '2024년 비상경영 시행'이란 제목의 공지문으로, 지난 6월부터 6개월간 비상경영 조치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공지에서 회사 측은 "임직원 여러분이 주지하시는 대로, 회사 수행현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악화된 건설산업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회사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아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조치사항으로는 △전사 조직개편(별도 공지) △임원 수 감원‧급여삭감(1년)‧복지 축소 △직책자(팀장, PM, CM, EM) 수당 6개월간 지급 정지 △직원 자기돌봄 휴무 시행 등이다.
국내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선별 수주 전략을 펴온 데 따라 일시적인 현장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자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비용 절감에 나섰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SGC이앤씨 관계자는 "국내 업황이 어려워지며 선별적 수주 전략을 펼쳐왔는데 일시적으로 인력의 신규 투입 현장이 제한적이게 되면서 인력과 현장 간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면서 "현재까지 비상경영을 시행 중이긴 하나 신규 수주 후 설계 단계를 마쳐 인력이 복귀하는 현장이 늘어나고 국내외 신규 수주도 발생해 문제가 해소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넘치던 인원이 해외로 충원되는 한편,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추가 인력 확보에 나섰다"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익성 중심의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하며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