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12단. (사진=SK하이닉스)
HBM3E 12단. (사진=SK하이닉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SK하이닉스가 HBM을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8년 슈퍼 호황기 기록을 뛰어넘은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DS부문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도권이 바뀌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 순이익 5조7534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40%, 순이익률은 33%로 전분기 대비 각각 7%p, 8%p 늘어났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실적은 2018년 3분기 슈퍼 호황기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매출 11조4168억원, 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56.7%, 순이익률은 41%로 수익성은 현재보다 앞섰으나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고속성장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성장은 고부가제품인 HBM의 매출 비중 확대가 크게 기여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의 비중도 30%로 전분기 대비 10% 가량 늘었다. 

사실상 HBM이 회사의 실적 개선을 주도한 만큼 SK하이닉스는 HBM 기술 개발과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부터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의 공급을 예정대로 진행해 4분기에는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31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는 DS부문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미칠 전망이다. 지난 8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전체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84% 감소했다. DX부문에 갤럭시 폴더블폰 판매 성과가 반영된 점을 고려한다면 DS부문의 영업이익은 전체의 절반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조~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DS부문은 2분기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 영업이익률은 22.5%를 기록했다. 3분기에 영업이익이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률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달부터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4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H200에 쓰이는 HBM3E의 납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9월부터 납품된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HBM 성과는 4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AI 슈퍼칩인 블랙웰에 HBM3E를 공급하기 위한 인증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CMM-D. (사진=삼성전자)
CMM-D. (사진=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에 이어 차세대 AI 반도체 신기술인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CXL은 반도체 간의 연결 방식을 개선해 데이터 처리 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반도체 자체의 성능을 극대화한 HBM과 차이가 있다.

SK하이닉스는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4)에서 CXL 메모리 제품인 CMM-DDR5, CMM-Ax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레노버와 업계 최초로 128GB CMM-D 동작 검증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CMM-D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CXL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메모리 1위 주도권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CXL 시장은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2027~2028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돼 서버용 SSD와 D램에서 쌓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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