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대표, 정권 압박에도 연임 의지 확고···남은 과제는?
구현모 KT대표, 정권 압박에도 연임 의지 확고···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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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사진=KT)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여당과 국민연금의 공개적 반대에도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오는 9일 KT '코퍼러트 데이', 27일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등 회사 주요 일정에 모두 참석한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집권 여당의 연임 반대에 부담을 느껴 공식 회사 일정에 참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설을 불식시킨 것이다. 

구 대표가 경영 활동의 연속성을 지키며 연임 의사를 관철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코퍼러트 데이' 참석은 투자자 앞에서 직접 실적과 향후 경영계획을 발표하며, 대외에 연임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히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 KT의 차기 대표이사로 구 대표를 추천했다. 그러자 국민연금공단은 곧바로 입장 자료를 통해 "(구 대표의 연임 결정은)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라는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구 대표의 연임 의지에도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최종 성사시키기까지는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는 분석이다.

우선 여당에서 제기하는 구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남았다. 구 대표는 현재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국회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과 횡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된 구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 기소된 KT 임원 9명에 각각 벌금 400~5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내렸다.  대표가 무사히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달 선고되는 항소심을 넘겨야 한다.

국민연금과 구 대표 사이의 마찰이 KT의 경영 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 구 대표를 향한 연임 반대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CEO 리스크가 KT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과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여당은 국회 비상대책회의 자리를 통해 포스코, KT, 대형 금융사 대표이사 연임에 대해 비판하고, 이를 막기 위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 필요성을 주장했다"며 "KT CEO 연임 이슈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양호한 실적 펀더멘틀에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T 노조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앞서 지난해 12월 직원 1만6000명이 가입한 KT 제1 노조에서 구 대표의 연임에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제2 노조인 KT 새노조는 구 대표 연임을 지속 반대하고 있다.

KT 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구현모 사장의 무리한 연임 시도로 국민기업 KT가 정치권의 전리품으로 취급되는 것도, 이사회가 이러한 외부압력을 스스로 불러들인 어처구니 없는 연임 결정에 대해서도 모든 KT 구성원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현모 사장은 더 이상 머뭇거릴 것 없이 즉각 연임의사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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