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혁신' 나선 시중은행, '디지털·소비자 보호' 방점
'내부 혁신' 나선 시중은행, '디지털·소비자 보호'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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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협은행 등 조직개편···관련 조직 세팅 본격화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에 방점을 찍었다.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는 시점에서 은행권이 생존의 화두를 다시금 '디지털'에 맞춘 셈이다. 디지털과 더불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과 각종 펀드 사태로 촉발된 소비자 보호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비대면 고객 전담관리를 위한 조직개편을 하고, '원(WON) 컨시어지 영업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전담직원을 고객과 1대 1로 매칭, 금융상담부터 상품 추천·가입까지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겨냥한 '디지털PB팀'과 '비대면PB사업팀'도 설치한다. 고액자산가 고객의 비대면 자산관리 상담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목표다. '디지털PB팀'엔 자산관리 전문 상담 인력을 배치해 고객 개개인별 투자 성향에 맞는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 5월 디지털조직을 새로 꾸린데 이은 행보다. 앞서 우리은행은 DT추진단을 '디지털그룹'으로 격상하고, 그룹 내 '디지털금융단'과 'DI추진단'을 신설한 바 있다. 디지털그룹 DI추진단장(본부장)에는 삼성 출신 디지털 전문가인 김진현 전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부장을 영입, 외부 수혈을 감행했다.

NH농협은행도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하반기 맞이에 나섰다. 급격한 디지털화에 대응하고자 사업조직과 IT개발 조직을 융합한 '융합센터'를 신설한 것. 융합센터는 사업의 기획·개발·운영을 통합해 수행하는 조직으로 3개소를 우선 도입했다. 사업조직과 개발조직 간 유기적으로 업무를 개선하고,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농협은행이 신설한 스마트뱅킹·기업디지털뱅킹 융합센터는 고객의 앱(애플리케이션) 리뷰, 제안사항 등을 실시간 반영하고, 벤치마킹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개선한다. 인공지능(AI)융합센터는 AI를 사내 업무 프로세스에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비대면 영업 강화에 나선 신한은행은 이번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디지털영업부를 기존 3개 부서에서 5개 부서로 확대 개편하는 등 영업점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

이처럼 은행들이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화에 힘을 주는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정보기술 업체들이 주도하는 '테크핀'(IT 기반 금융서비스) 시대 속에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실행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금소법 시행과 각종 펀드 사태를 계기로 발걸음이 빨라진 소비자보호에도 가속 페달을 밟는 분위기다.

최근 하나은행은 이사회 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만들고, 이와 관련한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만든 데 이어 은행도 이사회 차원에서 소비자보호 현황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신설되는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는 선제적이며 능동적으로 소비자리스크관리 정책과 체계를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농협은행은 올해 초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의 권한 강화와 인원 보강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소비자보호지원단을 신설할 계획이다. 소비자보호 관련 조직의 운영을 내실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과 소비자보호는 당연하고도 최우선으로 꼽히는 과제"라며 "은행권은 보수적인 조직 문화가 강한 곳 중 하나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기존 조직 구성을 바꿔 실행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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