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귀환' 시작되나···글로벌 경기부양 '분위기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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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등급 자금유입 줄고 '정크본드' 투자 7개월 來 최대
美 국채-투기등급 회사채 금리 격차, 두달여만 최저 수준
(사진=시장조사업체 EPFR)
(사진=시장조사업체 EPFR)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경기 확장을 위한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주식형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들이 투기 등급의 회사채 이른바 '정크본드'에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R(경기침체)의 공포'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한동안 위축됐지만,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매입프로그램 발표를 비롯한 전세계 주요국들의 경기부양 정책이 이어지면서 기업 성장세에 대한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퍼지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다음주 최소 0.25%p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크본드로의 자금 유입은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달 미중간 무역협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보복 수위가 완화된 점도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현지시간 13일 시장 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미국 정크본드 펀드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28억달러(33조원)으로,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적격 등급의 회사채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억달러에 그쳤다. 바로 직전 한주동안 투자 적격등급 회사채 펀드에 60억달러가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위험등급 회사채로 투자자금이 유턴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투자등급과 위험등급간 금리 스프레드(금리 격차) 역시 크게 줄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톰슨로이터 소속 리퍼에 따르면 최근 미국채 대비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의 스프레드는 3.72%p로 지난 7월 이후 최저치에 달했다. 이는 올해 평균치 보다도 밑도는 수치다.

통상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질 때는 미국채와 같은 안전채권에 쏠림 현상이 확대되며 정크본드와의 금리 스프레드가 커진다. 그러나 최근 각 국가들이 경기부양책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할 수준으로까지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인식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투자적격과 정크등급 채권 간 금리 스프레드도 줄어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베스코의 스콧 로버트 투기등급 회사채 헤드는 “ECB와 미 연준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웰스파고 자산운용의 브라이언 야콥슨 선임 투자전략가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 전망은 악화되고 있긴 하지만 그것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무역전쟁과 브렉시트가 진행되더라도 그런 지정학적 문제들이 기업 신용을 위태롭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정크본드 내에서도 소비재와 같은 경기 방어적 업종의 회사채에 자금이 치우치는 등 투자자들은 '옥석가리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리퍼의 분석에 따르면 정크본드 가운데 소비재 제조업 등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업종내 회사채의 경우 미국채와의 금리 스프레드가 가장 작았다. 반면 에너지, 소매업체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 속한 회사채의 경우 미국채와 비교한 금리 스프레드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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