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세종공장 음극재 생산설비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세종공장 음극재 생산설비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글로벌 리튬이차전지 시장에서 고전하던 포스코퓨처엠이 차세대 양극재 기술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수익성 하락과 점유율 감소라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신소재 '리튬망간리치(LMR)' 상용화에 사활을 걸고 나선 것이다.

3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이차전지 음극재 출하량 기준 상위 10개 업체는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1위는 베이징톈마루이(BTR)로 43만2000톤(t)을 출하했고, 이어 샨샨(34만t), 신줌(21만3000t)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기업들은 저가 공세에 고전하며 점유율 하락이 뚜렷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 6위에 올랐던 음극재 출하 순위가 매년 하락해, 지난해에는 11위(2만7200t)로 밀려났다. 

이는 수익성에도 직격탄이 됐다.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2.3% 줄어든 3조6999억원, 영업이익은 98.0% 급감한 7억원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천연흑연 부문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와 가격 하락이 맞물려 수익성 악화를 불렀고, 인조흑연 부문은 고정비 부담이 큰 초기 가동 단계에 놓여 제조단가가 높게 형성된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포스코퓨처엠은 전략적으로 양극재 부문에서의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핵심은 바로 차세대 양극재 소재로 주목받는 리튬망간리치(LMR). 고가 원소인 코발트와 니켈 대신 비교적 저렴한 망간을 주원료로 사용하면서도, 기존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이 우수한 차세대 소재다.

특히 중국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에서 앞서고, 가격 경쟁력과 재활용 효율성도 뛰어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기존 NCM 양극재 생산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대규모 추가 투자 없이 LMR 양극재의 빠른 양산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 확보와 투자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공동으로 LMR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최근 시범 생산 완료와 함께 고객사 실사도 통과한 상태다. 회사는 올해 안에 LMR 양극재 양산에 돌입해, 프리미엄 및 대형 전기차용 제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가격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LMR 양극재를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이번 전략은 단기 실적 개선보다 중장기 기술 우위 확보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음극재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를 방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기술 중심의 고부가 양극재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고성능·고효율 배터리 수요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LMR은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LMR 상용화는 포스코퓨처엠의 기술 내재화를 상징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음극재 부진을 양극재 기술로 상쇄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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