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도 육군)
인도 육군에 납품된 K9 자주포 (사진=인도 육군)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이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 대표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정학적 불안정성 속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업체는 최근 인도 정부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 방산 시장 공략에 힘써 왔다. 충돌이 격화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수요 확대에 따른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일대에서 미사일을 주고받으며 충돌 수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10여 대의 전투기가 격추되고,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휴양지 파할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테러에서 시작됐다. 인도는 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며 무역 중단, 선박 입항 금지 등 강경 대응에 나섰고, 파키스탄은 비자 취소, 인도 항공기의 영공 진입 금지 등으로 맞불을 놨다. 실질적 군사통제선 일대에서는 소규모 교전과 무인 정찰기 격추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남아시아 안보 정세가 급속히 불안정해지자, 국내 증시에서는 방산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국가 간 무력 충돌은 무기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일 기준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8.80% 오른 89만원에 마감되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도 40조5000억원을 돌파해 현대차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초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주인도한국대사관에서 현지 방산업체 라르센앤드토브로(L&T)와 K9 자주포 2차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인도 내 공급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약 규모는 약 3700억원으로, 공급 물량은 단계적으로 인도 육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2017년 체결한 1차 계약(100문)을 안정적으로 납품한 것이 2차 계약으로 이어졌다"며 "신뢰성을 입증한 결과, 인도 정부와 협상 중인 대공체계 사업 진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현재 노후화된 보포스 L70과 ZU-23-2 대공포를 교체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 중이며, 교체 대상은 초기 100대 수준이지만,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고려해 향후 300대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적 접점도 넓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인도 싱크탱크 전략국방연구소(CSDR)가 주최한 행사에 주요 패널로 나서 K9 자주포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현황과 향후 협력 가능성을 공유했다. 현장에 참석한 회사 관계자는 "국방 분야에서의 상호 강점을 전략적으로 연계해 나감으로써, 지역 안보는 물론 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높아질수록 인도 정부의 무기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중심으로 인도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 가고 있어, 이번 충돌이 수주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맞춤형 전략과 기술 신뢰도를 바탕으로 대공체계 등 추가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단순한 방산 수출을 넘어 외교·산업적 연계까지 주도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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