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30일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반도체 실적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가운데, 갤럭시 S25 시리즈 판매 성과를 제외한다면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 실적은 더 하락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 실적을 통해 1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4%, 전분기 대비 4.2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15% 줄었으나 전분기 대비 1.69%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모바일·PC 수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연구개발비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스마트폰 사업도 폴더블폰 출시 효과가 사그라든 만큼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전분기 대비 침체된 실적을 보였다. 1분기에도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첨단 공정 전환이 이어지는 만큼 실적 반등은 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갤럭시 S25가 전작 대비 높은 판매 실적을 거두면서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더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MX 사업부와 네트워크 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이 4조4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DS 사업부 영업이익은 1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DS 사업부의 2024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91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지만, 당초 시장 우려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출하 및 가격이 이전 전망과 큰 차이를 보이며, 가격은 예상 대비 하락폭이 크지 않았고 물량도 예상보다 감소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레거시 물량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HBM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또 DDR5 물량도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 역시 "관세 우려에 따른 고객사들의 선제적인 PC D램 재고 빌드업 영향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요인으로 꼽힌다"며 "D램은 재고 빌드업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비트그로스를 기록했으나, 판가는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낸드는 재고 빌드업 수요에도 저가 제품 판매를 지양해 가이던스에 부합하는 비트그로스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양사의 반도체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분기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순이익 8조1082억원으로 순이익률은 무려 46%에 이른다. 영업이익률 역시 42%로 전분기에 이어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당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는 지난해 4분기 5조2000억원대에서 올해 1분기 6조원대로 벌어질 전망이다. 2분기부터 메모리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 DS 부문 실적도 회복세를 보일 수 있으나 첨단 공정 전환이 가속화되는 만큼 실적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발 관세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만큼,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송영섭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의 최근 급락 등에서 나타나듯이 미국발 전 세계 경기 둔화는 이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 됐다"며 "경기 민감 산업인 반도체 제품의 수요와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현재 상황과 관계없이 조만간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