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 빅4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대체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납품량 확대와 견조한 환율 흐름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방산 빅4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2.7% 증가한 수치다. 업체별로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73.5% 급증한 4763억원, 현대로템은 317.4% 늘어난 1866억원, KAI는 35.4% 증가한 650억원이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659억원)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2~3년간 확보한 수주 물량이 본격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추정치 증가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업계를 대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다연장로켓 천무 폴란드 납품 증가, 견조한 환율, 고정비 분산 효과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이는 향후 퀀텀 점프를 이끌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로템 역시 K2 전차 폴란드 납품 확대, 견조한 환율에 따라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실제 폴란드향 K2 전차 1차 계약분 180대 가운데 2022년 10대, 2023년 18대, 2024년 70대가 인도됐으며, 올해는 82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KAI는 완제기 수출 확대와 고마진 이라크 군수지원(CLS) 사업 매출 인식 본격화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당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는 않지만, 천궁2 아랍에미리트(UAE) 납품이 확대됨에 따라 분기가 거듭될수록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1조403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KAI 24조6994억원, LIG넥스원 20조531억원, 현대로템 3조8727억원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서도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인도와 37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 사례"라고 했다.
최근 해소된 국정 공백 리스크와 미국 정부의 고립주의 외교기조에 따른 유럽의 재무장 움직임도 수주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유럽이 재무장에 투입할 자금은 8000억유로(약 1270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6500억유로(약 1030조원)는 회원국 국방비 지출 확대에, 1500억유로(약 240조원)는 유럽산 무기 구매에 사용된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과 검증된 품질을 갖춘 국내산 무기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며 "동유럽 국가들의 평균 국방비를 고려했을 때 국내 방산 업체들이 향후 5년간 확보할 수 있는 잠재적 시장 규모는 최대 849억유로(약 13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