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신민호 기자] 미국의 관세 유예조치로 국내 금융시장이 하루 만에 지난 4일 수준까지 회복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51.36p(6.60%) 오른 2445.0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101.43p(4.42%) 상승한 2395.13에서 시작한 뒤 기관의 매수 유입으로 꾸준히 올라 고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폭은 역대 최대 규모다. 상승률로는 2020년 3월 24일(8.6%) 이후 1843일 만에 최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장 대비 27.7원 내린 달러당 1456.4원에 마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있었던 지난 4일 코스피는 2450.49로, 환율은 1434.1에서 마쳤다.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와 미국의 관세 부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 등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한 뒤 지난 4일부터 급락했다.
전날인 9일에는 2280선까지 밀리면서 1년 반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환율 역시 빠르게 오르면서 전날 1487원대에서 거래돼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간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 간 상호관세를 유예한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제히 환호했다.
이에 위험자산으로 투자 심리가 쏠리면서 나스닥이 12.16%나 올랐고, S&P500 역시 9.52%, 다우존스30산업지수는 7.87% 급등한 채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미국발 훈풍에 100포인트(pt) 넘게 오르면서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만해도 이렇다할 매수세가 없어 눈치보기 장세로 뒤바뀌는 듯 했으나, 오후 들어 기관이 매수에 가세하면서 지수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연기금의 3000억원대 매수세에 힘입어 기관이 6000억원 넘게 사들였고, 외국인도 동시호가를 지나면서 2000억원 넘게 매수해 3244억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개인은 1조722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로 총 3871억1700만원 순매수됐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올랐다. 삼성전자(6.42%), SK하이닉스(11.03%), LG에너지솔루션(11.31%)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급등한 영향에 전기/전자(8.49%) 업종이 8% 넘게 올랐고, 기계/장비(8.21%), 화학(7.32%), 제조(7.20%) 등이 올랐다.
이날 가장 적게 오른 부동산업종도 1.76% 급등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 중 10% 이상 오른 종목이 HD현대일렉트릭(16.73%), SK스퀘어(13.96%), 에코프로머티(13.87%), 두산(13.28%), 효성중공업(12.94%) 등 무려 18개나 됐다. 99종목이 올랐고, 맥쿼리인프라가 유일하게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포스코퓨처엠(13.25%), SK이노베이션(10.25%), 삼성SDI(541%) 등 이차전지와 HD현대중공업(10.39%), HD한국조선해양(8.95%), 삼성중공업(6.98%) 등 조선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877종목이었다. 하락한 종목은 47종목, 보합 종목은 12종목이었다.
코스닥 지수도 하락 출발해 38.40p(5.97%) 상승한 681.7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대부분 상승한 가운데 HLB(-0.19%), 에스엠(-0.37%) 등 정도만 상승 대열에 끼지 못했다.
리노공업은 액면분할로 이날 거래정지됐다.
코스닥 상승종목은 1577종목, 하락종목은 97종목이었다. 보합은 38종목이다.
김지원, 임정은,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90일 유예'라는 '트럼프 풋' 작동으로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관세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시장이 안도심리를 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유예 조치에서 중국은 배제됐을 뿐 아니라 기존보다 더 높은 125%가 부과됐다"면서 "중국도 무역백서를 통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으나, 기본적으로 협상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중간 갈등 양상에 따라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관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나면서 위험선호심리가 크게 회복됐다”며 “다만 미중 관세 갈등이 격화되며 위안화가 하락한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 관련 기조나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향후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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