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건축 공사 현장.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 한 아파트 건축 공사 현장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말 2금융권(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상호금융)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이 21.71%로 전년 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을 중심으로 토담대 연체율 증가세는 잡히지 않고 있지만, 전체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은 금융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 대책'에 따라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권 PF대출 연체율 현황, 사업성 평가 결과 및 향후 계획, 제도개선 추진 상황 등을 논의했다.

금융당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금융권 토지담보대출 잔액은 18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29조7000억원)보다 11조3000억원 줄었다. 반면, PF사업장 부실화 등으로 연체액은 같은 기간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12월 말 기준 토담대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3.14%p(포인트) 상승한 21.71%를 기록했다. 전년말(7.15%)과 비교하면 14.56%p 올라 무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담대는 사업 초기 토지를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으로 부실 위험이 높은 브릿지론과 성격이 유사하다. 금감원 측은 "토담대 연체율 산식의 분모가 되는 대출잔액이 감소한 가운데 분자인 연체액이 증가하면서 연체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전 금융권 PF대출(128조1000억원) 연체율은 3.42%로 전분기 대비 0.08%p 하락했다. 금융권 PF대출은 지난해 6월 말 3.56%를 기록했다가 9월 말 3.51%, 12월 말 3.42% 등으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신규 PF 취급액은 17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000억원, 전년 동기보다는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9조원) 다소 축소됐던 신규 PF 취급액은 2분기(15조1000억원)와 3분기(16조4000억원) 연속으로 15조원을 상회했다.

전체 PF(PF대출·토담대·채무보증) 익스포져는 지난해 말 기준 202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신규 취급 PF 익스포져에 비해 사업완료와 정리·재구조화로 줄어드는 익스포져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C)·부실우려(D) 여신은 19조2000억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의 9.5% 수준을 차지했다. 지난해 9월 말(22조9000억원, 10.9%)과 비교하면 규모와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말까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20조9000억원)의 30.9%인 6조5000억원이 정리·재구조화됐다. 경공매·수의계약·상각 등을 통해 4조5000억원을 정리했고, 신규자금 공급 및 자금구조 개편을 통해 2조원의 재구조화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PF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2.9%p, 연체율이 2.0%p 하락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금융업권은 정리·재구조화를 촉진하고자 지난 1월 구축한 정보공개플랫폼 매물정보를 확대, 14개 사업장(500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출약정액 500억원 이상 중·대형 사업장에는 사업장별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11개 사업장(1조3000억원)에 매매계약체결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PF 구조 개선과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시행된다. 먼저,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오는 2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31일부터 PF사업의 자기자본비율 상향을 유도하기 위해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사업장에 사업자보증 보증료를 할인하기로 했다.

PF 대출계약 연장 사유를 대폭 확대하고 9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자기자본비율 40% 이상인 경우 책임준공의무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준공 개선방안'은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PF사업 자기자본비율에 따른 위험가중치·충당금 차등화, 자기자본지율 요건 도입 검토 등 금융권 건전성 제도 개선방안은 상반기 중 세부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재구조화·정리를 완료한 여신 6조5000억원 중 주거 사업장 여신은 3조7000억원으로, 향후 약 4만7000호의 주택공급 촉진 효과가 기대된다"며 "잔여 사업장 정리 등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추가로 약 9만2000호 주택공급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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