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27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수익차 중심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24일 현대차·기아가 발표한 2024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14조2396억원(전년 대비 5.9%↓), 175조2312억원(7.7%↑)으로 집계됐다. 판매보증 충당부채 발생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으로 인해 손익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도 북미 지역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기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12조6671억원(9.1%↑), 매출 107조4488억원(7.7%↑)을 달성했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자 사상 첫 매출 100조원 돌파다. 기아 관계자는 "북미 판매 대수 증가와 고가 차종 및 파워트레인 다각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 덕분"이라면서 "인센티브 및 기타 비용이 다소 늘어났으나, 판매 호조 및 환율 효과로 이를 상쇄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양사 합산 영업이익은 26조9067억원(0.6%↑), 매출 282조6800억원(7.7%↑)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대차, 기아는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인 8.1%, 11.8%를 기록했다. 판매의 경우 현대차 414만1959대(1.8%↓), 기아 308만9300대(0.1%↑) 등 총 723만1259대를 거두며 3년 연속 글로벌 '톱3' 자리를 사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비우호적 경영환경 속에서도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차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판매 목표 대수는 738만6000대(현대차 417만대, 기아 321만6000대)로 잡았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주요 시장 성장률 둔화, 거시 경제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안감 증대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치밀한 내부 진단으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하이브리드차·SUV 등 고수익차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는 긍정적이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행할 보편관세 적용,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제한적 성장은 상대적으로 높아진 비용 구조에 대한 효율화 중요성을 부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공장 가동에 따른 물량 재분배 상황도 제한적인 물량 성장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고정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