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금융노조 보궐선거···주4일제·영업시간 단축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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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4일 선거···'노련함' 1번 vs '새바람' 2번
공약 차별점 없어···노동시간 단축 '워라밸' 초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27대 임원 보궐선거 벽보 (사진=금융노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27대 임원 보궐선거 벽보 (사진=금융노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노동자들을 대변해 임금·단체협상을 이끌어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 선거가 22일부터 3일간 치러진다. 현 금융노조 2인자인 기호 1번 김형선 후보(기업은행지부 위원장)는 직전 집행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함을, 시중은행 출신 기호 2번 윤석구 후보(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는 노조 내 '새바람' 필요성을 각각 내세우며 치열하게 맞붙을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금융노조 제27대 임원 선거(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는 2파전으로 치러진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서 공백을 채우기 위해 열리는 보궐선거다. 박 위원장은 이번 4·10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위원장 후보 기호 1번은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기업은행지부 위원장)으로 러닝메이트는 진창근 한국씨티은행지부 위원장(수석부위원장 후보)과 신용보증기금지부 위원장 출신 김재범 현 금융노조 사무총장(사무총장 후보)이다. 김형선 후보는 현재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강성'으로 꼽히는 김 후보는 직전 집행부에서 박홍배 위원장과 손발을 맞춰온 데다 여러 금융현안에 앞장서 목소리를 낸 인물로 인지도가 높다.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기존의 강성노조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위원장 출마 기호 2번은 윤석구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으로 러닝메이트는 신동신 우리은행지부 부위원장(수석부위원장 후보)과 김명수 금융노조 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이다.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공약을 보면 대부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등 보다 실리를 추구하며 금융노동계 '새바람'을 일으키겠단 포부를 밝히고 있다. 또 노조원 수가 가장 많은 시중은행 4곳 가운데 3곳(하나·우리·KB국민) 출신들로 집행부 후보를 꾸린 만큼 결집력이 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성향은 달라도 공약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양측에서 내놓은 공약 대부분이 유사했는데, 공통적으로 '노동시간 단축'과 '워라밸'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김 후보 측은 노동시간 단축 공약으로 △주4.5일제 도입 후 완전 주4일제 추진 △은행 영업시간 오전 30분 단축(9시30분~16시 영업) 등을 제시했다. 윤 후보 측은 △주4일제 도입 △은행 영업시간 9시30분~15시30분 단축 등을 내세웠다.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산업은행 부산이전 저지, 육아휴직 3년 등 출산율 정책, 과당경쟁 근절, 지방은행 경쟁력 강화 등도 양측의 공통 공약이다.

이 밖에 김 후보 측은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 인상(정부 교섭간섭 차단) △청년채용을 통한 인력 확충(부점별 1명 증원, 지점별 최소정원제 실시) △희망퇴직 보상 강화 △강한 산별 구축 및 본조 내부 혁신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윤 후보 측은 △노사 협의를 통한 은행 성과급(P/S) 기준 재정립 △단기해외연수(하나 인사이트 프로그램) 전 지부 확대 △미스터리쇼핑 폐지 및 CS평가 개선 △비상식적 민원 및 블랙컨슈머로부터 금융노동자 보호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모두 금융노동자 업무환경 개선을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사 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4·10 총선에서 '친노동' 성향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노동계 입김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경기침체, 업황 부진 등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금융사 입장에서는 노동계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노사 불협화음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편, 이번 선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24일 18시까지 전자투표로 진행된다. 사흘간의 조합원 투표에서 투표자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가 당선된다. 개표 결과는 24일 투표 종료 직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9~30일 결선투표를 통해 위원장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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