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홍콩H지수·태영건설 사태, 금융시장 여파는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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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사태 후 금리 하락세, CP 순발행 등 대체로 '안정적'
증권사 유동성 상황도 '양호'···유동성 확충, 수요 분산 등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된 14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된 14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와 홍콩H지수(이하 H지수) 사태에도 단기금융시장과 증권사들의 상황은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동산PF 부실이 확대되거나, 향후 급격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경우를 파급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영향 '제한적'

28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2024년 3월)'에 따르면 태영건설 사태 이후에도 단기금융시장이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난 15일 기준 주요 단기시장금리를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 시점과 비교해보면 △통안증권(91일) 3.46%(보합) △은행채(3개월) 3.66%(-0.21%p) △CD(91일) 3.64%(-0.19%p) △CP(91일) 4.28%(-0.04%p) 등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태영건설 구조조정 추진 이슈에도 연초 MMF 자금유입, 기관들의 자금집행 재개 등 우호적인 수급여건에 힘입어 하락했다"며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도 올해 들어 대체로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행시장에서도 연말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해 순상환됐던 CP가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순발행 전환하는 등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PF-ABCP(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시장에서는 연초 태영건설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확대됐던 불안심리가 워크아웃 절차 개시(1월 12일) 이후 다소 완화된 상태다.

다만 우량·비우량물간 신용 차별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일부 건설사 보증물 등의 경우 차환 애로나 높은 발행금리 수준 지속 등에 따른 어려움이 이어졌다.

실제 PF-ABCP 3개월물 발행금리를 보면 A1 등급의 경우 지난해 12월 4.75%선에서 올해 2월 4.37%로 0.38%p나 떨어졌다. 반면 A2+ 등급의 경우 같은 기간 7.02%에서 6.87%로 0.15%p 하락에 그쳤으며, 금리 수준도 크게 상회한다.

◇H지수 하락에도 증권사 수익·유동성 '양호'

H지수 하락에 따른 증권사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H지수는 중국의 경기 부진 등으로 2021년부터 지속 하락해, 지난달 말(5678)에는 직전 고점(2021년 2월 17일, 1만2229) 대비 53.6%나 급락했다. 특히 H지수 변동성이 확대됐던 2022년 4분기 중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이 일시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은행 본사 앞에서 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들고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은행 본사 앞에서 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들고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과거 해외증시 하락기에 비해 H지수의 하락 속도가 완만했던 데다, S&P500 등 여타 주가지수도 안정적 추이를 보이면서, ELS 발행자금의 자산운용과 파생상품거래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이 크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유동성 상황도 양호했다. 지난 2020년 파생결합증권 규제 강화로 증권사의 현금성 자산과 외화유동성이 확충된 데다, 장내 파생상품 증거금과 예치금 마련을 위한 유동성 수요가 과거 급락기 보다 비교적 긴 기간에 걸쳐 분산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최근 ELS 투자자 손실에 따른 투자수요 위축과 은행권의 ELS 판매 중단 등으로 당분간 ELS 발행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의 ELS 판매 중단이 본격 시작된 올해 2월 중 발행액이 상환액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2월 수준의 상환 대비 발행이 지속될 경우, ELS 발행잔액이 작년 말 35조원에서 올해 말 20조원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러한 ELS 시장 위축은 ELS 발행 의존도가 높은 일부 증권사의 영업 위축, 수익성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한은 측은 "퇴직연금 시장 성장 등으로 ELB(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 발행이 늘고 있어, 해당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은은 ELS 관련 운용채권 규모가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과, 운용채권이 회사채, 여전채, 은행채 등으로 다양하게 분산된 점을 지적하며,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H지수 기반 ELS 발행 위축에도 증권사의 수익성과 유동성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다만 최근 주요 해외주가지수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급격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경우 증권사의 손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 역시 부동산경기 부진 지속, 고금리·고비용에 따른 사업성 저하 등으로 부동산PF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PF시장 전개 상황과 단기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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