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소상공인 급증···지역신보, 대신 갚은 대출만 1조원
빚 못 갚는 소상공인 급증···지역신보, 대신 갚은 대출만 1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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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대위변제액 1조708억원···전년 동기 3.6배
사고액도 1조4785억원 '3.2배'···대출 부실위험↑
물가 상승, 경기 악화, 고금리 여파로 폐업을 결정한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폐업 매장 바닥에 대출 전단지 등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가 상승, 경기 악화, 고금리 여파로 폐업을 결정한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 폐업 매장 바닥에 대출 전단지 등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 대신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이 갚아준 은행 대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부터 이어진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현상' 영향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이 많다는 점에서 대출 부실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지역신용보증재단 사고·대위변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지역신보의 대위변제액은 1조7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의 3.6배 수준이다.

대위변제는 소기업·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준 지역신보가 소상공인이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것이다. 전국에는 17개 지역신보가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연간 수치(5076억원)와 비교해도 이미 2배가 넘었다. 대위변제액은 2020년 4420억원에서 2021년 4303억원, 지난해 5076억원으로 몸집을 불리다가 올해 급증했다.

소상공인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사고액은 그 규모가 더 크다. 지난 2020년 5948억원에서 2021년 6382억원, 작년엔 9035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는 1∼8월에만 1조4785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3.2배에 이른다.

이처럼 대위변제·사고액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 초기 대폭 늘린 대출의 상환 시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이 엔데믹(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와 경기 침체, 전기요금 상승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지역신보의 대위변제액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 때 급증한 은행 대출의 상환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대출의 부실 위험도 커질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지역신보의 보증 여력이 줄어들 수도 있다.

올해 1∼8월 지역신보의 신규 보증금액은 7조31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6.7% 감소했다. 엔데믹으로 보증 수요가 줄어든 면도 있지만 지역신보의 보증 여력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

양경숙 의원은 "작년보다 사고와 대위변제가 세 배 넘게 급증하며 소상공인의 대출 부실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부실률이 더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금융 당국은 모니터링과 부실 감축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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