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저조' 안심전환대출, 9.5조 신청 마감···공급규모의 38% 그쳐
'흥행 저조' 안심전환대출, 9.5조 신청 마감···공급규모의 38%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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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기준 여전히 높아···'6억원 이하' 주택가격 탓에 관심 '시들'
신청 평균 주택가격 3억1000만원···신청자 평균 소득 4500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안심전환대출 고객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안심전환대출 고객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최저 3.7%의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이 결국 흥행 참패를 거듭하며 신청을 마감했다. 신청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에 당국은 신청 대상을 확대, 재접수에 나섰으나 주택가격 기준 등이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탓에 수요를 크게 끌어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30일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 마감 결과, 누적 신청액이 9조4787억원(7만4931건)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전체 공급 규모인 25조원의 37.9% 수준에 불과하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주담대를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원래 주택가격 4억원 이하,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가 대상이었으나, 신청이 저조하자 당국은 6억원 이하 주택, 부부합산 소득 1억원 이하로 확대해 2단계 신청을 받았다. 대출한도도 기존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렸다.

주택 한도와 대출 한도 모두 상향됐지만, 2단계 누적 신청액은 5조4890억원(3만5905건)에 머물렀다. 지난 2015년(1차)·2019년(2차) 안심전환대출 공급 당시 수요가 몰리며 공급액이 조기 소진됐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저조한 실적이다.

업계에선 안심전환대출의 흥행 실패 배경으로 여전히 낮은 주택가격 기준을 꼽는다. 최근 빠르게 오른 집값이 반영되지 않은 탓에 수요를 끌어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종합 매매평균가격은 6억4946만원이며, 특히 서울 주택 평균가격은 9억3387만원이다. 6억원 이하 기준으로는 서울·수도권에서 신청할 수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주금공 분석 결과 안심전환대출 신청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3억1000만원이었고, 4억원 이하가 전체의 62.6%였다. 신청자 평균 소득은 4500만원이었고, 전체의 81.3%는 소득 7000만원 이하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4.8%로 가장 많았고, 인천 9.1%, 서울과 부산 각 7.6% 등의 순이었다.

신청 건수 중 지난해 말 기준 총 6조3000억원의 대출이 전환 완료됐고, 나머지는 다음 달 말까지 대출 실행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주금공은 안심전환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발생할 예정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은행권의 MBS 의무매입과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 확대 등을 통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보금자리론을 하나로 통합한 '특례보금자리론'을 1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1년간 한시적으로 운용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9억원에 소득요건은 아예 폐지했다.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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