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 4.8%↑···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4월 소비자물가 4.8%↑···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크라 사태·공급망 차질 여파···에너지 가격↑
생활물가 5.7% 상승···전기·가스·수도 6.8%↑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4%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맞물리면서 물가가 크게 올랐다.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전기·가스·수도, 농축수산물 등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로 지난해 4월보다 4.8%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뒤 5개월간 3%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3월 4.1%를 기록하며 10년3개월 만에 4%를 돌파했다.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4%대를 나타낸 것은 2011년 11~1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이끌었다. 공업제품(2.70%p)과 개인서비스(1.40%p)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전체 물가 상승률 4.78%의 4.10%p(포인트)로 집계됐다.

상품 물가를 보면 석유류(34.4%)와 가공식품(7.2%)을 비롯한 공업제품이 7.8% 올랐다. 석유류는 휘발유(28.5%), 경유(42.4%), 자동차용 LPG(29.3%)가 일제히 오르면서 전월에 이어 30%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은 1.9% 올라 전월(0.4%)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특히, 축산물(7.1%)을 중심으로 올랐는데 수입 소고기(28.8%), 돼지고기(5.5%), 포도(23.0%), 국산 쇠고기(3.4%) 등이 올랐고 파(-61.4%), 사과(-23.4%) 등은 내렸다.

전기·가스·수도는 6.8% 올라 지난 3월(2.9%)과 비교했을 때 오름폭이 가팔라졌다. 이는 한국전력의 연료비 조정 단가 인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에 따른 결과다. 요금별 상승률은 전기요금 11.0%, 도시가스 2.9%, 상수도료 4.1% 등이다.

서비스 물가는 개인서비스가 4.5%, 공공서비스가 0.7%, 집세가 2.0% 각각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3.2% 올랐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은 6.6% 올라 1998년 4월(7.0%) 이후 최고치인 지난달과 같았다. 소비 회복, 국제 곡물가격 상승,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이 누적되면서 재료비가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세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월세는 1.0% 각각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6% 올랐다. 상승률은 2011년 12월(3.6%) 이후 가장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1% 올랐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5.7% 올랐다. 이는 2008년 8월(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전기·가스·수도 가격 오름폭도 확대됐다"며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0.7%p 확대된 것은 석유류, 전기·가스요금 오름폭이 커진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