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오버슈팅 진정됐지만 불확실성 '여전'···1200원대 등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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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직후 위험회피 심리 해소···3거래일 만에 35원↓
연준 긴축 경계감 지속···우크라發 리스크 '현재진행형'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기조 불안감이 해소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상 역시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과도한 오버슈팅 국면을 빠르게 벗어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온전히 해소되지는 못한 상황으로,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200~1210원대 움직임이 예상된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정오 기준 전거래일(1207.6원)보다 5.6원 높은 1213.2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4원 갭업한 1212.0원으로 개장한 직후 곧바로 레벨을 낮췄다. 오전 10시 넘어서면서 1210원대까지 레벨을 낮췄으나, 재차 오름폭을 키우면서 장중 1214원까지도 올라섰다. 이후 1213원대 레벨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다.

지난주 외환시장은 환율이 미 연준의 금리인상 직전으로 1년10개월 만에 1240원도 뚫어내는 등 극심한 변동성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분명해지고, 전쟁 양상도 평화 국면을 찾아가면서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를 빠르게 가라앉혔다.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메세지, 대규모 롱스탑(달러매수 포지션 청산),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 등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3거래일 만에 35.2원을 낮췄다.

이처럼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상당폭 해소되면서 근래 발생했던 오버슈팅(단기 급등)은 향후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상단에서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연준의 긴축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여전히 전쟁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하방 압력도 이어지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은 '현재진행형'이다. 3년여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마무리한 연준은 향후 금리인상에 더욱 속도를 붙일 수 있다면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연준의 대표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3% 이상 높이기를 바란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물가 목표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지정학적 요인을 배제한 경제 데이터만을 고려할 때 '3월 빅스텝(0.5%p 금리인상)' 인상이 적합했다고 언급했으며, 다음 회의에서 0.5%p 인상 및 연말까지 2.00~2.25%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토마스 바킨 연은 총재도 빅스텝을 지지했으며, 대표적인 비둘기파 닐 카시라키 연은 총재 역시 올해 6번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같이 연준 안팎의 매파적 발언이 쏟아지자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FOMC 직후 97선까지 레벨을 낮췄으나, 재차 98선 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2.2bp(1bp= 0.01%) 상승했지만, 10년물은 2.1bp 줄었다. 최근 채권금리의 커브 플래트닝(수익률 곡선 평탄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으며, 꾸준히 경기 경색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러시아산 석유제품 생산 중단 전망에 3거래일 만에 100달러를 다시 상회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상 통화를 진행했지만, 시각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0일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일관되게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반대한다"면서도 "중국을 겨눈 어떠한 이유 없는 비난과 의심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을 향해 대(對)러시아 제재에 협력할 것을 경고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및 향후 경제 회복 지연 등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평화협상이 지체되고 전쟁 양상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 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리스크오프 심리를 부각시킬 수 밖에 없다. 결국 강(强)달러 재료로 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전달과 같은 3.7%로 동결하기로 했다. 3월 LPR 동결은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이외에도 오는 22~23일 국제결제은행(BIS) 등의 연례 컨퍼런스 회의에 파월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등이 참석하며, 연설대에도 올라설 예정이다. 24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특별정상회의가 브뤼셀에서 개최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유럽을 방문한다. 같은 날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05~1230원

달러인덱스 중 엔화와 프랑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6%, 3.6%다. 과거 리스크오프 시기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엔화 및 프랑화 강세는 일방적 달러 강세를 제한했지만, 최근 한 달은 이들 통화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일본 엔화는 과거와 달리 물가 차의 설명력이 약화됐다. 유가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가 우려됐으며, 물가 전망 차이를 고려하면 미·일 간 통화정책은 뚜렷하게 디커플링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미국과의 단기 금리 차이가 엔화에 설명력이 높은 만큼, 엔화 약세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시기에 스위스 프랑화도 강세를 보이며 유의미한 안전자산 역할을 수행했지만, 지속적 프랑화 강세는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경계 대상이다. 지난해 12월 SNB는 프랑화 가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필요할 경우 강세 압력을 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 의지를 내비쳤다. 프랑화 강세 압력이 제한되고 있는 것 역시 단기적으로 달러화의 견조한 흐름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미 연준이 3년3개월 만에 금리인상에 나섰으나, 달러화지수는 4주만에 하락했다. 기대보다 더욱 매파적이었던 3월 FOMC회의 결과였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다소 소강국면에 접어들고,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증시 급반등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켰다.

이처럼 미국 및 중국 증시의 동반 반등 그리고 미 연준의 긴축기조 불안감 진정 등이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리스크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러시아 및 중국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지 못하고 있는 동시에 중국 정부의 부양의지 역시 아직 시험대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중국 증시는 물론 글로벌 외환시장에 중요변수가 될 것이다. 국제유가 추이 역시 원·달러 환율에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배럴당 95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던 유가가 재차 104.7달러로 반등한 가운데 향후 유가 추이가 여전히 환율의 추이를 결정하는 중요 변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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