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가상화폐上] 美 금리인상에 '휘청'···"당분간 큰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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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전고점보다 44% 빠져
디지털자산 공포-탐욕지수 '공포' 단계
상승론 vs 하락론···금리인상 '불확실성'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연초부터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금리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위험자산인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탓이다.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고점 대비 가격이 반토막 났으며, 알트코인 역시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상승론과 하락론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상승론은 가상화폐의 가치를 근거로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주장을, 하락론은 미국 중심의 금리 인상 예고 등이 앞으로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다만 상승론자든 하락론자든 금리인상이라는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9일 7시35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3만7834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21.7% 떨어진 가격으로, 전고점이었던 지난해 11월(6만7567달러)과 비교하면 44%가량 빠진 수준이다. 알트코인 중에선 대장 격인 이더리움의 경우 같은 기간 33.1% 급락한 2539달러 선을 기록 중이다.

가상화폐는 지난해 연말 산타랠리 효과로 가격이 반짝 오른 이후, 새해 들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앞두고는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상승했던 것과 달리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가상화폐를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보고, 이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 역시 크다. 실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심리지수 공포-탐욕지수는 이날 기준 공포(36.60)를 나타내고 있다. 6개월 전만 해도 탐욕(63.56)을 나타냈던 지수는 한 달 전부터 공포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나무가 이용자들의 투자 결정을 돕기 위해 개발한 해당 지수는 변동성과 거래량을 동반한 상승을 '탐욕', 변동성과 거래량을 동반한 하락을 '공포'라고 정의하고 있다. 단계는 △매우 공포 △공포 △중립 △탐욕 △매우 탐욕 등 총 5개다. 매우 공포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나무 측은 현재의 공포 국면에 대해 "지수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가격이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많아지고 있다. 단기적인 저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상화폐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에 진입했다는 의견과 현재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전자의 근거는 예고된 연준의 금리 인상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제임스 맬컴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짚었는데, UBS는 인플레이션,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 등 악재가 가상화폐 하락장의 원인이 될 것으로 봤다.

더 나아가 캐리 알렉산더 서식스대학 금융학과 교수는 비트코인이 근본적인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가치가 없기 때문에 가격 역시 올해 1만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반면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으로 당분간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면서도 "기관투자자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상승론과 하락론을 떠나 매수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경고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단순한 버블이 아닐 수 있고,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회의론자와 반대 방향으로 베팅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투자자들은 그런 판단을 내릴 대비가 잘된 사람이어야 하고, 손실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사람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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