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달러뿐"···거주자 외화예금 1000억달러 돌파
"믿을 건 달러뿐"···거주자 외화예금 1000억달러 돌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에만 65.7억달러↑···지난해 10월 이후 최대폭 증가
글로벌 强달러 시현 기대감···기업·개인 모두 외화 확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거주자 외화예금이 지난달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10월에만 65억7000만달러가 늘었다. 외화예금은 통상 달러가 비쌀 때 파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달러가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란 기대가 깔리면서 외화예금이 더욱 늘어났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007억7000만달러로 집계돼 지난 9월(942억달러)보다 65억7000만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폭으로는 지난해 10월(78억7000만달러) 이후 1년 만의 최대폭 증가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지난 8월 넉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뒤 3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통화별로는 외화예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875억2000만달러)가 53억7000만달러 늘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수출기업 등 달러를 대량 보유한 거주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외화예금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일평균 환율이 지난 9월중 1170.4원에서 10월중 1181.9원으로 11.4원(0.97%) 뛰었음에도 외화예금은 되레 늘었다.

이는 높은 변동성, 환율 전망이 위로 잡힌 데서 기인한 것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박혜진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지난 10월 환율을 보면 초중반 1200원을 넘어서는 등 연중 최고치를 찍으며 빠르게 치솟은 뒤 오름폭을 반납했다"면서 "10월 하순 들어 오름폭을 반납하면서 환율이 상당폭 내려왔지만, 향후 달러 약세·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경우 조금 더 올랐을 때 팔아야 했지만 환율이 반락하면서 타이밍을 놓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당장 급한 게 아니라면 재차 상승하는 시기에 팔기 위해 매도 시기를 늦추고 있다. 또한 평균이 아닌 월말 기준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엔화(51억9000만달러)와 유로화(44억4000만달러)도 각각 4억달러, 5억5000만달러씩 확대됐으며, 위안화(17억5000만달러) 및 기타통화(18억7000만달러)까지 모두 늘었다. 이로써 달러화는 전체 외화예금 가운데 86.9%를 차지했으며, 전월대비 0.3%p 줄었다.

주체별로는 지난달 기업예금 잔액이 819억6000만달러로 직전월과 비교해 62억달러가 늘었으며, 개인예금에서도 3억7000만달러가 늘어난 18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886억달러)과 외은지점(121억7000만달러) 각각 47억6000만달러, 18억1000만달러가 늘어났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