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청약제도 개편···"아랫돌 빼서 윗돌 괸다"
또 청약제도 개편···"아랫돌 빼서 윗돌 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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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1인가구‧맞벌이‧무자녀신혼 당첨기회↑
전문가들 "결국 문제는 총량···공급량 확대해야"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정부가 1인 가구, 맞벌이‧무자녀 신혼부부 등이 주택 청약에 당첨될 수 있도록 제도 손질에 나섰다. 그러나 잦은 제도 개편으로 시장에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에도 '공급량'이 문제로 제기됐다. 물량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정책만 수립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는 청년특별대책 당정협의회 후속 조치로 생애최초,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 개선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개선안은 1인 가구, 맞벌이와 무자녀 신혼부부 등에게 특공 당첨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번 개편은 최근 1인 가구 증가에 더불어 집을 먼저 마련하고 자녀를 갖고 싶어 하는 신혼부부가 많아지고 있음에도, 기존 제도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청약제도 개편이 잦아지면서 수요자들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체적인 큰 변화 없이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변경이 이뤄지면서 시장에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가 청약제도를 워낙 많이 개정하다 보니 누더기가 돼버렸다"며 "땜질이 아닌 세대별 또는 부류별로 수요자를 조사해 안분을 하는 형식으로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개편을 통해 1인 가구 또는 맞벌이, 무자녀 신혼부부 등이 당첨되더라도 현실적으로 매수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로 인해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규제가 겹겹이 있는 상황에서 1인 가구 등이 당첨되더라도 현실적으로 집을 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때문에 본 청약제도 개편이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의 시장 안정 효과를 가져오진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청약제도 개편보다 전체 공급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정책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의 청약제도 개편은 관련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생애최초, 신혼부부 주택 청약자에 대한 특공이 확대됐을 때도 4050세대의 반발이 있었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 본인을 50대 무주택자라고 밝힌 이가 청약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총량, 즉 전체적인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청약제도 개편은 혜택을 받는 이들과 받지 못하는 이들의 갈등만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1인 가구 등이 아니라서 이번 개편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상당한 반발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시장에 공급량이 충분하다면 생기지 않을 불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도심 정비사업, 지자체의 유휴부지 활용 등을 통해 공급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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