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신금리 먼저 '찔끔'···예·대마진 확대 재연 '경계'
은행 수신금리 먼저 '찔끔'···예·대마진 확대 재연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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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은행들 예·적금금리 0.2~0.3%p 인상
대출금리 큰 폭 인상시 소비자 부담 증가
6일 IBK기업은행 영업점이 소상공인 신속금융지원 대출 상품을 상담·신청하러 온 내방 고객들로 북적인다. (사진=박시형 기자)
한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국내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 인상에 돌입했다. 은행들이 수신금리 인상에 발빠르게 나선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과거 은행들은 금리가 오를때마다 대출금리(여신금리)는 큰 폭으로 올리는 반면 예금금리(수신금리)는 '찔끔'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려왔는데, 이번에도 이같은 영업행태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요은행들은 초저금리하에서도 지난 상반기 사상 최대의 이자수익을 올렸던터라 더욱 그렇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주요 은행들이 예·적금 상품 금리를 일제히 인상한다. 케이뱅크는 기준금리 인상 이틀 뒤인 지난 2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0.2%p 인상했다. 정기예금 최고금리(1년 만기)도 연 1.2%에서 연 1.4%로 올랐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0.3%p 인상했다. NH농협은행은 다음달 1일 예·적금 금리를 0.05~0.25%p 올릴 예정이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 카카오뱅크 등 다른 은행들 역시 다음주 초 예·적금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은행권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도 올라갈 전망이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0%대 금리를 기록했던 은행 수신금리도 1%대 초반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금리는 연 0.92%다.

주요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오를 예정이지만 '쥐꼬리' 이자는 여전하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는 데 비해 예·적금 금리는 천천히 오르거나 소폭 인상에 그친 탓이다. 반대로 시장금리가 하락할 때도 대출금리는 소폭 낮아지는 반면 예·적금 금리의 인하폭은 훨씬 컸다.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려온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7월 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6%p로 나타났다. 올해 3월 1.93%p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1%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 수익성과 관련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도 7월 2%p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들이 취급하는 대출상품을 살펴봐도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도 일제히 올랐는데, 그 영향으로 현재 시장에서는 연 2%대 담보대출을 찾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예·적금 상품 금리가 여전히 연 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은행권은 국내 기준금리가 변동된 다음달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왔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 인하(연 0.75%→0.50%) 당시에도 6월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1.75%p에서 1.84%p로 확대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선 것도 예대금리차 확대를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은행들은 일제히 우대금리를 낮추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과 '쥐꼬리' 예적금 금리에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이 확대될 것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도 올랐고, 당국에서도 총량 규제를 주문했기 때문에 대출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예적금 금리가 기준금리가 오른 것 이상으로 오르진 않을 예정이라 예대금리차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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