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글로벌 弱달러 지속···배당금 역송금 '변수'
[주간환율전망] 글로벌 弱달러 지속···배당금 역송금 '변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증시 강세···美 환율보고서, 시장 영향 '제한적'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주(19~23일) 서울 외환시장은 대외적 이슈가 제한되는 가운데 위험선호 분위기 속 달러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 및 달러화 약세에 따른 추가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둘째 주부터 지속되고 있는 배당 역송금 경계감은 하방 압력을 제한할 것이란 관측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16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2.1원 오른 달러당 1184.4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장 대비 0.7원 오른 1117.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1118원대를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달러 약세, 위험자산 선호 등의 요인으로 하방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간 인플레이션 우려에 급등했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1.5%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경우 4월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관련 이슈가 주된 변수로 꼽힐 전망이다. 당초 삼성전자가 지난 16일 역대 최대 규모인 13조원의 배당금 가운데 약 8조원을 외국인에 배당하기로 하면서 외환시장에선 환율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당일 외국인 배당금 향방을 유추할 만한 뚜렷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 국내 증시에 재투자하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도 않은 상황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배당 역송금 이슈로 달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얼마나 달러를 살 것인지, 언제 살 것인지 등이 외환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라면서 "향후 삼성전자 배당금을 비롯해 이번주 지급되는 외국인 배당금이 시장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엔씨소프트 등으로부터 약 2조4000억원의 외국인 배당이 지급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및 신속한 백신 접종 등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하고 완전고용회복 등 경기회복이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 반해, 미국 실질금리 상승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경기는 좋아지면서 금리와 환율은 안정되는 '골디락스 경제' 상황에 진입하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미국 주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 역시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달러 지수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주 대외 주요 이슈로는 오는 20일 호주중앙은행(RBA) 통화정책회의록이 공개되고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가 발표된다. 22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미국에선 주택 지표들과 미·유로존의 4월 제조업, 서비스업 소비자관리자지수(PMI) 확정치, 미국 기업 실적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낸 첫 환율보고서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을 '관찰 대상국' 명단에 유지했다. 관찰대상국은 직접적인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에 특정한 불이익이 시행되지 않으며, 앞서 해당 지위 유지가 예상됐던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 코멘트]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1114~112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안정세 속 △달러화 약세 △위험자산 선호 현상 강화 △외국인 주식 순매수 △해외선박 수주 뉴스 등의 영향으로 하방 압력이 예상된다. 하지만 앞서 지급했던 삼성전자 배당금과 향후 지급되는 배당 역송금 경계가 하방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환율 변동 이슈가 제한되는 가운데 달러는 안정된 미 국채 금리와 전반적인 위험 선호 속에 완만한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 금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정책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빨라진 '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PEPP)' 매입 속도의 조절 신호를 주는 경우, 유로화 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22~23일 미국이 주최하는 화상 기후 정상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돼 최근 긴장감이 높아진 미중 관계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각종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3월 소비자물가 발표 및 백신 부작용 논란 등 강세 요인이 많았지만,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원화 역시 배당금 송금 수요·미 환율 보고서 우려감 등 약세 압력이 있었지만,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 기조로 원화 강세 기조가 두드러졌다. 금주 원·달러 환율도 주식시장 강세와 달러 약세 분위기로 추가 하락이 예상되지만, 코로나19 등 일부 불안 요인과 강세 기조가 주춤해질 수 있는 유로화의 영향으로 하락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배당금 송금 및 미 환율보고서 등의 주요 이벤트가 소멸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유로화가 기술적으로 '볼린저 밴드(주가변동에 따라 상하밴드의 폭을 같이 움직이게 해 주가 움직임을 판단하는 지표)' 상단에 근접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보다는 단기적으로는 관망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재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꼽히지만, 글로벌 주식시장 및 가상화폐 시장의 강한 랠리가 진행되는 등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하다는 점은 코로나19 재확산 불안감을 완화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00~1135원

글로벌 외환시장의 분위기는 '약(弱)달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2.6% 상승하는 등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지만, 인플레이션을 선반영하는 인식으로 미국 내 실질금리 상승세는 주춤했다. 4월 이후 실질금리는 8bp(bp= 0.01%p) 가량 하락했고, 달러 지수 역시 1.7% 내렸다. 현재 수준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Fed의 스탠스 전환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낙관 심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고, 이는 달러 지수 하락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완화적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렇듯 달러 약세에 따른 신흥국 통화 강세에도, 중국 위안화는 미중 갈등 부각 가능성에 여타 신흥국 통화 대비 강세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단, 중장기 위안화 강세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서도 중국은 미국에 크게 뒤쳐지지 않고 있고, 위안화 가치 제고를 지지하는 대목이다. 미중 갈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 폭이 심화됐던 지난 2018년과는 다른 그림으로 판단된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