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현지업무 한달째 '스톱'···국내은행 해외전략 '타격'
미얀마 현지업무 한달째 '스톱'···국내은행 해외전략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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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곳 미얀마 진출···사업목표치 '축소'
미국·EU 등 제재 예고···신규 영업 부담
사진=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발생 한 달여가 지나도록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미얀마 진출 국내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은 신남방정책의 주요 전략지인 미얀마에 문을 두드려왔으나 이같은 글로벌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11곳이 미얀마에 현지법인과 사무소, 지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우리·IBK기업·NH농협·DGB대구·SH수협은행 등이 현지법인을 두고 있고, 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신한·하나·BNK부산은행이 사무소와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얀마는 큰 내수시장과 저렴한 인건비,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국내 은행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현지 진출 국내 기업만 200여개에 달하는 데다 금융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지난달 초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미얀마 지역 곳곳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군부가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 EU 등 세계 각 국에서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 조치를 예고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12일 미얀마 군부를 겨냥해 개발협력 사업 재검토, 국방·치안 교류 협력 중단 등의 제재안을 발표했다.

미얀마의 정치적 리스크는 금융·경제 리스크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미얀마 중앙은행의 영업중단 명령에 따라 한시적으로 문을 닫았던 국내 은행들은 현재 일부 영업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영업은 어려운 상태다. 현지 진출 은행 모두 신규 대출 업무를 중단하거나 현장업무를 최소화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의 경우 올해 1월 현지법인을 출범시켰지만 본격적인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을 하고는 있으나 현재 모두 재택근무 중"이라며 "금융권 뿐만 아니라 현지에 진출해 있는 모든 기업들이 문제에 놓여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1월에 IBK미얀마은행이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지만 쿠데타 사태로 현재 수신 업무만 제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기존 경영 전략이나 목표에 변화를 주거나 연기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하나은행, 기업은행, NH농협은행 등이 미얀마 현지은행의 사업목표치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 진출한 한 은행의 관계자는 "현재 신규 대출을 중단했고 일부 원리금을 회수하고 있다"며 "사업목표치 수정을 검토하고 있고 보수적인 경영을 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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