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中 안방보험과 7조원 소송戰···쟁점은?
미래에셋, 中 안방보험과 7조원 소송戰···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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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거래 종결 선결조건인 권원보험 미확보···계약금 7000억 반환"
안방 "매도인엔 권원보험 확보 의무 계약서에 無···인수금 전액 요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미국 5성급 호텔 15곳.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미국 5성급 호텔 15곳.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7조원 규모의 미국 15개 고급호텔 인수 무산을 두고 진행된 미래에셋그룹과 중국 안방보험(다자보험) 간 소송의 심리가 끝났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 측이 호텔 매각 과정에서 소유권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계약금 10% 반환을 주장하는데,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일부터 닷새간 미국 델라웨어형평법원에서 진행된 미래에셋과 안방보험 간 1심 재판이 진행됐다. 당초 사흘간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미래에셋 측이 규명할 사실관계가 많다는 점을 들어 이틀 추가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책임 소재를 두고 양측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안다"면서 "결론이 10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변수가 있다면 이보다 빨리지거나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측은 매도인인 안방보험이 15개 호텔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소유권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해 계약상 위반사항이 발생했다고 주장, 책임을 묻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매각 절차 과정에서 제3자와 소유권 존재 여부와 상표권 등에 대한 소송이 있었지만, 이를 알리지 않았고, 상대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하우스 호텔과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호텔 등 15개 호텔을 58억 달러(약 7조원)에 인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 10% 금액인 5억8000만 달러(7000억원)를 지급했다. 국내 금융회사의 대체투자 거래 중 사상 최대 규모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이 거래 종결을 위한 선결조건인 권원보험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강조한다. 권원보험은 부동산 권리의 하자로 인해 소유자와 저당권자가 입게 되는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이다. 미국 부동산 시스템에는 부동산 소유권 보호를 위해 등기권 외에 보험사의 권원보험을 별도로 발급받도록 한다.

하지만 미국 최대 권원보험 회사인 피델리트 내셔널과 퍼스트 아메리칸, 올드 리퍼블릭, 스튜어트 등 네 군데에서 매도 대상인 호텔 15개에 대한 완전한 권원보험 발급을 거부했다. 미래에셋은 이를 근거로 지난 4~5월 잔금 납입 절차를 중단한 뒤 매매 계약을 해지, 매매금액의 10%인 7000억원 반환을 청구했다. 

이에 안방보험 측은 계약서에 따른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며 예정된 계약대로 7조원 규모 호텔 인수 대금을 보두 지급하라고 맞선다. 안방보험은 "매도인 측에는 권원보험을 확보할 의무가 계약서 어디에도 없다"며 "매도인은 3개 호텔에 대해서만 종결해도 거래를 실행할 수 있지만 6개 전체에 대해 진행해 계약서상 증서 사기 관련 거래종결조건을 초과 충족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미래에셋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호텔 상황이 안 좋아지니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는 와중에 급작스럽게 발생했을 뿐, 이번 이슈와는 전후 관계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을 들춰 봐도 패소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5일간 집중심리로 진행된 1심 재판은 오는 10월, 2심은 내년 1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통상적으로 1심 결과가 최종적으로 유지되기에, 이번 재판에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미래 측의 승소 가능성이 우위로 점쳐지긴 하지만, 반대 상황이 나올 경우 그룹의 큰 재무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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