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서울 집값 '바닥론' 솔솔···추가 대책 나올까
[초점] 서울 집값 '바닥론' 솔솔···추가 대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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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민간 집값 통계 '하락세 둔화·상승 전환'
정부 "분양가 상한제 등 관리대책 검토할 것"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급격히 하락하던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값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자 일반 아파트까지 덩달아 오르며 '집값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반등의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무리한 카드는 꺼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꿈틀대는 서울 아파트값···하락세 둔화·보합세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주간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15일(0.01%) 이후 35주 만에 하락세에서 보합(0%)으로 전환했다. 강남구(0.02%)는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서초구도 35주 만에 보합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3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낙폭이 지난 3월4일 -0.11%로 집계된 이후 꾸준히 하락폭이 둔화돼 보합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민간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이미 상승전환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주 0.03% 상승해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가 10주 연속 상승하는 등 일부 상승세를 기록하곤 했지만, 지난 주부터 일반 아파트도 29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도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전환했다.

실제로 강남4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규제로 재건축 사업이 중단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2㎡는 올해 3월 18억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지난달 20억68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 20억4000만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가다.

압구정동의 한강변 재건축 단지인 신현대 11차는 전용 183㎡의 경우 올해 1월 23억원대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지난 3월 36억5000만원으로 실거래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9월 최고가인 39억원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마포구 합정동의 마포한강2차푸르지오는 지난 12일 전용 83㎡가 12억5500만원에 거래돼 작년 8월 직전 최고가인 12억4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렇듯 서울 아파트값의 변화가 일자, 하반기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의 '주택구입태도지수'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3분기 연속 감소하다가 이번 분기에 반등하며 주택구매 의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대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향후 서울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상승 전망은 43.3%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 "과열양상? 즉각대응"...추가제재 가능성 시사

앞서 강력한 규제로 주택시장을 움켜쥐어 온 정부와 여당에서는 집값 기조의 변화를 인정하고 추가적인 대응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집값이) 조금이라도 과열될 것처럼 보이면 준비하고 있는 정책들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집값이 상승할 기미를 보이자 시장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대책들은 △공시가 현실화·가속화 △대출규제 강화 △토지시장 규제 △상한 및 규제지역 확대 △채권입찰제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 확대 적용하는 안을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 분양에 택지비와 건축비를 더한 기준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현재는 공공택지에만 적용되고 있으며, 민간에는 지난 2014년 조건부 실시로 변경되면서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이날 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 민간 확대 방안에 대해 확답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민간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를 관리하는데 그 실효성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민간으로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현재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HUG와의 분양가 산정 합의에 실패하면서 후분양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에도 적용되면 감정평가 한 토지비를 바탕으로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기 때문에 현행보다도 분양가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상한제가 재건축 사업의 투자요인을 틀어막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꼽히는 이유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시 서울 강남권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어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게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정책은 추진하기 어려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서울 강남권의 경우 높은 분양가와 수요과열지역으로 분양가 인하의 순기능보단 민간공급 축소 등 부작용이 (순기능) 못지 않게 발생할 수 있어 심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 하반기 집값 전망 "강보합 전환" vs "약세 유지"

하반기 집값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중도금 대출 제한선인 9억원을 가볍게 뛰어넘는 매매가로 영향이 덜하고, 유동성 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과 제한적인 공급으로 기존 주택의 매매가격은 더욱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현재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대한 대출이 제한돼 있지만, 강남권에선 9억원 이하의 주택이 많지도 않고, 유동성 자금이 풍부한 강남권 사람들을 (9억원 이하) 대출로 규제하는 것은 집값 안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특히나 강남권 재건축이 막히면서 공급이 제한되고 현재 주택들의 희소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집값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쌓인 부동자금(시장에 유동하고 있는 대기성 자금)이 시중에 1200조원에 달해 집값 상승기조에 따라 부동산 시장으로 쏠릴 수 있다"며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그린벨트 해제, 35층 층고제한, 재건축 등 규제가 강해 제한적인 공급방식과 신규 주택에 대한 선호현상까지 고려한다면 '강보합'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의 변화는 올해 상반기 집값이 하락한 데 따른 기대심리·보상심리가 반영된 것일 뿐이며, 호재가 없는 현재의 경제흐름에서 집값 상승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주영 상지대 교수는 "경기흐름상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충분히 집값 하락이 이뤄졌으며, 집값 상승 추세로 전환되지 않을까'라는 기대심리를 가질 수 있다"면서도 "이론적으로 국민소득 증대·경기호재가 있을 때 경기변동 흐름이 전환될 수 있지만, 현재의 경제성장률, 공급·수요지표, 국민소득 등 변곡점을 줄 수 있는 호재가 없기 때문에 상승전환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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