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건설형제 삼성물산·삼성ENG…호실적에도 불안한 앞날, 왜?
삼성家 건설형제 삼성물산·삼성ENG…호실적에도 불안한 앞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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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국내'·ENG '해외'서 두각
국내·외 일감 부족은 '근심거리'
"래미안 공백 장기화될 수 있어"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 상반기 건설·부동산시장에서 삼성가(家) 건설사들이 약진했다. 삼성물산은 '국내'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에서 각각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다만 국내·외 일감이 줄어들고 있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여전히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삼성물산은 국내 주택사업 수주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해외건설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 2분기(연결 재무제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0.9% 늘어난 37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9277억원, 당기순이익은 34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8.3%, 212.9%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실적개선은 건설부문이 견인했다.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늘어난 2430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률도 5.3%에서 7.8%로 2.5%포인트(p) 상승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부문에서 국내외 프로젝트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흐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8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시공능력평가액 17조3719억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1위를 차지, '래미안 파워'를 입증했다. 

삼성물산의 아우 격인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에 48억5841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하면서 대형건설사 중 1위를 차지한 것. 이는 전년 같은 기간(8억4508만 달러)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6억298만 달러 규모의 루와이스 해저 원유시설 건설 공사를 따낸 것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에틸렌 글리콜 생산설비 공사(6억8627만 달러), 태국 올레핀 프로젝트(6억2710만 달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품에 안았다.

올해 2분기 수주실적은 1조7895억원, 상반기 누적수주는 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금액인 8조5000억원의 70%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 개선에도 업계에선 이들 형제가 아직 웃기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우선 삼성물산은 국내 주택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최근 2년여간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정비사업 신규 수주는 전무한 상황이다.

올해엔 긴 공백을 깨고 주택시장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뉴타운3구역' 입찰에도 타 건설사들과는 달리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도시정비사업 일감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연내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곳은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을 비롯해 강남구 대치쌍용1차, 은평구 갈현1구역, 동작구 흑석11구역 등에 그치는데, 이마저도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한다면 주택사업 수주전 공백기는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도시정비사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건설사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점차 줄어드는 수주 잔고 역시 불안요소다. 삼성물산의 수주잔고는 올 1분기 기준 28조8848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9조9844억원)에 비해 3.7% 감소했다. 1분기 만에 1조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한편 '해외 강자'인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 건설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아픈 대목이다. '2018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전년보다 무려 14계단이나 하락한 28위를 기록했다.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중견 건설사인 한양(25위)과 부영주택(26위), 대방건설(27위) 다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주택사업 물량 확보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래미안 철수설'을 완전히 지우려면 삼성물산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사업 의존도가 큰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에서의 추가 일감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시장에서 자리를 확고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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