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증권사들의 지점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점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지만, 고령층을 비롯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에게는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절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 36곳의 국내 지점 수는 666개로, 전년(720개) 대비 7.5% 감소했다. 2019년 말(887개)과 비교하면 5년 새 약 25% 줄어든 셈이다.
지난 5년간 지점 수 감소폭이 가장 컸던 곳은 신한투자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의 국내 지점 수는 2019년 93개에서 2024년 64개로 줄어들며 5년 새 31.2% 감소했다. 최근 1년간만 해도 10곳이 줄어, 조사 대상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지점 축소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국내 지점은 53개로 5년새 26개의 지점을 줄이며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24개), 미래에셋증권(-21개), 한국투자증권(-20개), KB증권(-18개), iM증권(-15개) 등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오프라인 지점 수를 큰 폭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점 축소가 가속화되는 것은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디지털 고객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영업점 통폐합을 통해 대형 점포 중심으로 재편하거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대면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오프라인 지점의 숫자가 축소 되는 것은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여러 증권사들이 지점을 추가로 축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점을 축소하게 되면 해당 지점에서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점 축소와 통폐합을 진행하려는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사의 오프라인 지점 축소로 인해 고령층의 투자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디지털 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투자자들은 비대면 채널을 통한 투자 접근에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고, 직접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지점 중심의 서비스 축소가 실질적인 정보 격차와 투자기회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층이 디지털 방식의 서비스에 익숙해지기 어려운 계층인 건 맞다"며 "비용과 수익 측면에서 보면 증권사들이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고 지점 수를 줄이는 것은 불가피한 방향성이며, 고령층의 금융 소외는 일정 부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선 증권사들이 ESG 차원에서 접근해줄 필요가 있다"며 "지점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자체를 바꿀 순 없겠지만, 최소한 몇 개의 거점 지역을 지정해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