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 속도가 주춤하고 있다. 이는 일시적인 수요 둔화와 함께 미국 대선 등 외부 리스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원인은 내연기관차 대비 낮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다. 비싼 가격, 부족한 충전 기반시설, 겨울철 주행거리 저하 등 여러 단점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도 큰 문제다. 특히 국내는 전국 아파트의 약 70% 이상이 지하주차장을 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작년 여름, 국내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전기차 화재 대응은 대부분 사후 대처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질식 소화포, 이동식 수조, 배터리 천공 후 소화액 주입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됐지만, 모두 화재 발생 이후에나 적용 가능한 방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한 중소벤처기업이 전기차 화재를 배터리 내부에서 초기 단계에 진압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배터리셀에서 단락이나 발열이 감지되면, 내장된 열감지센서가 작동해 외부로 가스를 배출하는 '머플러 구조'가 작동하도록 설계된 점이다. 내부 압력을 낮추고 열폭주의 확산을 사전에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차량 내 냉각수 시스템으로 배터리 모듈 내부에 냉각수를 직접 주입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셀만 빠르게 진화하고 나머지 셀은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가스가 외부로 배출되기 전 불꽃이 붙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배터리 내부에서 가스를 미리 연소시키는 기술도 들어갔다. 이 같은 방식 덕분에 화재가 2~3분 내에 진압되는 효과를 확인했으며, 현재 방재시험연구원을 통해 관련 인증 절차도 진행 중이다.
머플러 구조와 냉각 주입 시스템을 갖춘 이 해결책은 화재 피해 최소화는 물론 탑승객 생명 보호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미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기술 협력 요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배터리 제조사와 전기차 제조사가 시스템 통합에 나설 경우, 전기차 화재에 대한 실질적인 근본 해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