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2022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도 크게 늘면서 신입사원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신규채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60.8%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신규채용 여부 미정'이라는 응답은 22.4%, '계획 없음'이라는 응답은 16.8%로 조사됐다.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2022년 72%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경총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채용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기업심리지수(CBSI)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90.2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 이달에는 88.0으로 집계됐다.
신규채용을 실시할 예정인 기업들은 올해 채용 규모에 대해 '작년과 유사하다'는 응답이 50.7%였고 '작년보다 확대한다'는 응답은 13.8%에 그쳤다.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기업은 26.3%, '작년보다 축소한다'는 기업은 9.2%로 나타났다.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과 유사'하거나 '축소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경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보수적 인력 운영 계획'이라는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다.
신규채용 방식은 '수시채용만 실시한다'는 응답이 70.8%로 가장 높았고 '정기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한다'는 응답은 22.6%, '정기공채만 실시한다'는 응답은 6.6% 순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 집중 시기에 대해서는 '특정 시기 없이 인력 수요 발생 시'라는 응답이 85.8%로 가장 높았으며 '상반기'가 7.6%, '하반기 5.2%로 뒤를 이었다. 경총은 "기업들의 채용 계획이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전통적 취업시즌 개념이 흐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규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1.6%가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이라고 답했다.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을 응답한 기업은 2023년 58.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규채용이 시급한 직무로는 '제조·기술·기능'이라는 응답이 26.0%, '생산관리'라는 응답이 25.8%로 높았다(복수응답). 이 밖에 'ICT 및 R&D' 22.2%, '기획·마케팅' 17.0%, '인사·재무' 12.2%, '시설관리·돌봄 등 서비스' 10.8%로 뒤를 이었다.
올해 채용시장의 가장 큰 변화 전망에 대해 물은 결과 '직무중심(실무형 인재) 채용 강화'라는 응답이 53.0%, '수시채용 증가'라는 응답이 44.2%로 높았다(복수응답). 이어 '대·중소기업 채용시장 양극화' 19.6%, 'AI 활용 증가' 14.2%, '다이렉트 소싱 증가 9.0% 순으로 나타났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최근 내수부진 심화, 미국발 관세전쟁 우려 등으로 기업들이 채용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면서 올해 채용시장은 지난해보다 더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