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누르고 국내 주식부자 1위 타이틀을 쟁취했다.
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전날 기준 조정호 회장이 보유한 메리츠금융 지분 9774만7034주의 평가액이 총 12조4334억원으로 지난해 초(5조7475억원) 대비 1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가치인 12조1666억원을 앞지른 수치다.
최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의 급상승은 최근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수혜주로 주목 받았던 메리츠금융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배당 등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12만7200원으로 전년동기(7만9300원) 대비 60.40% 상승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이 9.8% 증가한 2조33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2조 클럽'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6조5745억원, 영업이익은 3조 1889억 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116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업계 최고 수준인 23.4%로 각각 집계됐다.
조정호 회장의 주식자산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사의 주가는 고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6일 종가 기준 5만43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만2900원) 대비 25.51%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은 16만3700원에서 12만2300으로 33.85% 하락했고, 삼성생명도 10만3400원에서 8만5400원으로 17.40%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이 회장은 지난 2021년 2분기 김법수 카카오 의장에게 주식부자 1위 타이틀을 뺏긴 이후 다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당시 김 의장은 비상장주식을 포함해 17조3000억원의 주식평가액을 기록해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15조5511억원)을 넘어선 바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게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메리츠금융의 약진과 함께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부진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일시적 주식부자 1위 반납을 계기로 이 회장은 다시 한번 주주가치 제고와 삼성의 위상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고,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 주가를 더 상승시킬만한 동력을 지속적으로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