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반도체 수출 회복 등으로 산업생산이 전년 대비 호조세를 보였지만, 소비는 21년 만에 최대폭 감소하며 내수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음식점 생산도 2022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투자 부문에서도 설비투자는 4.1% 늘었지만 건설투자는 4.9% 감소하는 등 부문별 온도차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 지수는 113.6(2020년=100)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된 영향으로 전년(1.0%)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광공업 생산이 4.1%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생산 호조세를 이끌었다. 전기장비·1차금속 등에서 줄었지만 반도체·의약품 등에서 늘었다. 광공업 출하는 최근 부진한 내수 상황을 반영하듯 수출에서 4.0% 늘었지만 내수는 2.0% 감소하면서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 생산은 2023년에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2.6% 감소했으나 지난해에 4.4%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서비스 소비가 반영된 서비스 생산은 1.4% 증가했다. 증가폭이 전년(3.2%)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며 코로나19 사태가 있던 2020년(-2.0%) 이후 4년 만에 최소폭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운수·창고, 금융·보험 등에서 증가했다.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은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폭 감소다. 소매판매액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며 감소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감소다.

소비재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3.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 의복 등 준내구재(-3.7%)에서 모두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기계 등 기계류(2.9%)와 운송장비(7.8%) 등에서 모두 늘어 4.1% 늘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1.8%)에서 늘었지만 건축(-6.9%)에서 공사실적이 줄어 4.9% 감소했다. 2021년(-6.7%) 이후 최대폭 감소다. 건설업 불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수주(경상)는 토목(-1.9%)에서 줄었지만 주택 등 건축(11.8%)에서 늘어 7.2%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수치만 보면 12·3 비상계엄 사태, 제주항공 참사 등 영향으로 내수를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12월 산업생산(계절조정지수)은 전달보다 2.3% 증가했다. 9월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다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5.6%), 자동차(10.7%) 등에서 늘며 4.6%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1.7% 늘었다. 금융·보험(5.3%), 도소매(2.8%) 등에 증가세를 견인했다.

숙박·음식점(-3.1%), 예술·스포츠·여기 관련 서비스업(-6.9%) 등에서는 감소했다. 숙박·음식점 생산은 2022년 2월(-6.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매판매는 비내구재(1.0%)에서 늘었지만, 내구재(-4.1%)·준내구재(-0.6%) 등에서 줄어 0.6% 감소했다. 내수 부진 장기화로 9월 이후 넉 달째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39.1%) 등에서 늘어 9.9% 늘었다. 7개월째 마이너스였던 건설기성은 건축(5.9%) 등에서 증가하며 전달보다 1.3% 늘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같았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3월 이후 전달 대비 하락·보합 등을 반복하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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