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 등의 영향으로 다수의 증권사가 '1조 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의 영업이익은 전년(3조3730억원) 대비 67% 증가한 5조66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4개사가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717억원으로 전망됐다. 이어 삼성증권(1조1916억원), 미래에셋증권(1조1483억원), 키움증권(1조126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형 증권사들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메리츠증권만 지난 2022년 영업이익 1조925억원을 기록하며 홀로 1조 클럽에 들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해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손익 개선 효과로 인해 리테일이 강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 약진을 보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초대형IB의 경우 연말 해외 부동산 관련 일회성 손실 인식 개연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원으로 전년(16조5000억원) 대비 3.1%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대선 이후 확대된 대외 불확실성과 한국 주요 수출업종의 부진,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12월 중 98조8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4분기 들어 월간 평균 해외 거래대금은 86조2000억원으로 1~9월의 52조1000억원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이는 미국 증시 호조와 함께 연말 양도세 산정을 위한 수익 확정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추가적으로 증가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대형사의 경우 크게 실적이 개선된데 반해 중소형사는 부동산PF 잔여부실 처리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시현해 업권 내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면서 "2025년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세가 이어지고 부동산PF를 포함한 국내외 투자자산 관련 리스크가 경감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증권업황의 회복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3년 대비 크게 개선된 2024년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으며, 해외주식 수수료가 빠르게 증가하며 국내 부진의 영향을 상쇄했다"며 "2025년 발행어음·IMA 등 증권사 수신 기반 확대, IB 및 트레이딩 손익 동반 성장 모델이 존재하며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량과 수수료 수익 등을 고려해 다른 업종 대비 빠른 밸류에이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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