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는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했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계엄·탄핵,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국내외 이슈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은 공부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국내 증시는 공부를 한다고 해서 수익이 잘나오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많은 데다가 원인과 상관 없이 주가가 변동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 126개 중 77%인 98건이 '중요정보 없음'이라고 답했다. 

국내 증시의 낮은 수익률도 투자자들이 떠나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국내 주요 지수의 연간수익률을 살펴보면, 코스피는 -10.12%, 코스닥은 -22.38%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S&P500지수(25.18%), 닛케이225지수(28.47%), 나스닥(31.38%) 등 해외지수와 비교했을 때 크게 대비되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국내를 떠나 해외로 나가는 건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 정치적 리스크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악재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 됐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대신 더 나은 수익률과 환경을 제시하는 해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에서 봤을 때 국내 증시는 아직 별도로 살펴볼 만큼 매력이 있는 시장은 아니다"라며 "한국시장을 골라서 투자하려는 사람보다 아시아 시장 자체를 묶어서 투자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시행중인 밸류업 정책이 좀 더 시장에 빠르게 안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장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상장사의 활발한 참여와 관심, 그리고 참여 기업에 대한 정책적인 도움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에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막기 위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가치있는 시장을 구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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