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고물가 지속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유통기업들이 올해 1분기 소매시장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전분기(80)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77로 집계됐다. 이는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곳이 더 많다는 의미다. RBSI는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하락 중이다.
유통기업들은 올해 국내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고물가·고금리 지속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66.6%)을 꼽았다. 이어 △비용 부담 증가(42.4%) △트럼프 통상정책(31.2%) △시장 경쟁 심화(21.0%) 등을 꼽았다.
모든 업태에 걸쳐 전망치가 하락한 가운데,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의 하락 폭이 컸고 불황에 강했던 온라인쇼핑, 편의점 업계 전망치도 소폭 하락했다.
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91) 대비 6p 하락한 85로 전망됐다. 백화점의 핵심 부문인 명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실적 방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수도권·비수도권 매장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대형마트도 4분기(90)보다 5p 내린 85로 집계됐다. 온라인쇼핑과의 경쟁에 설 명절 특수에도 불구하고 생필품 등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지 않은 점이 부각됐다.
슈퍼마켓도 전분기(81)보다 5p 내린 76으로 전망이 좋지 않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최근 외식 물가 상승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로 매출 상승세를 보였지만, 전체 소비가 줄면서 경기 위축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온라인쇼핑의 경우 2p 하락한 74로 전망됐다. 알리·테무 등 초저가를 앞세운 차이나커머스의 공세가 올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편의점도 전분기(74) 대비 1p내린 73에 그쳤다. 1분기는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 비수기인 데다가, 점포 수 증가에 따른 편의점 간 출혈 경쟁으로 인해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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