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Y (사진=테슬라코리아)
CATL LFP 배터리를 단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코리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미국 국방부가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을 중국군사기업(CMC) 명단에 올렸다. 이 명단에 올라갈 경우 관계사까지 미국 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CATL과 거래하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평판 하락을 비롯, 최악의 경우 미 정부로부터 제재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전 제품에 미국산 배터리를 탑재, 이번 CMC 명단 추가에서 자유로운 현대차그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1260H'라고 불리는 CMC 명단에 CATL을 추가했다. 1260H CMC 명단은 중국 정부의 민군 융합 전략에 따른 중국군 현대화를 억제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 명단에 포함되면 향후 미국 투자가 금지되거나 미국 기관 및 업체와의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

CATL은 2022년부터 테슬라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 미국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갔다. 올 하반기에는 테슬라 네바다 기가팩토리에서 기술제휴 LFP 배터리도 생산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CMC 명단 추가로 이러한 미국 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며 "미 정부가 경우에 따라 CATL뿐 아니라 테슬라에도 제재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CATL과의 협력 관계를 고려하는 완성차 제조사들은 계획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ATL 측은 미 국방부의 CMC 명단 추가에 대해 "중국군 현대화 활동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며 "미 국방부에 재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는 CMC 명단 추가에 따른 미 정부의 CATL·테슬라 제재 압박이 현실화되면 현지 시장에서 테슬라와 접전을 펼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아이오닉5·EV6·GV70 전동화 모델 등 현지 시판 중인 전 제품이 미국산 SK온 배터리를 장착, 해당 법안에서 자유로워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CATL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 제조사"라며 "테슬라는 해당 제조사 배터리를 적용해 그간 가격 측면에서 경쟁사들에게 큰 위협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MC 명단 추가로 미 정부가 CATL·테슬라를 제재하게 되면 현지 시장에서 테슬라를 맹추격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2만3861대의 전기차를 인도하며 판매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인 테슬라와의 판매 격차는 50만대 정도다. 그룹은 올해 아이오닉9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투입해 판매 물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은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지난해 국내에서 CATL 배터리를 단 테슬라가 3만대 가까이 팔린 탓에 완성차 업계가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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