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 결혼을 앞둔 30대 A씨는 유명 웨딩박람회를 참석했다가 맞춤 예복업체로부터 이벤트 참여를 제안받았다. 해당 업체가 A씨에게 "카드결제를 하면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데, 캐시백으로 원단값을 충당해 무료로 맞춤코트를 제작해주고, 결제금액은 반환(카드결제 취소)해 주겠다"고 한 것. A씨는 업체의 말을 듣고 카드결제를 했지만, 이후 결제금액은 반환되지 않았고 코트도 받지 못했다. 고객 항의가 이어지자 해당 업체는 폐업한 후 잠적했다.
#. 60대 B씨는 가상현실에서 부동산 투자로 건물주가 될 수 있고 수억원의 수익이 창출된다는 문자를 받고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동영상 광고를 보고 매일 출석체크를 하면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쌓이는 등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B씨를 현혹했다. B씨는 업체가 개설한 플랫폼에 공지된 부동산 허위 증명서를 믿고 부동산 매입을 조건으로 1500만원의 카드결제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부동산이었다. B씨는 부동산 관련 수익금을 지급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1500만원의 카드결제대금도 본인이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금융감독원은 급전이 필요한 신용카드 회원에게 저금리, 대환대출, 정식 등록업체 등의 문구로 '카드깡'을 유도하거나 부동산 투자, 이벤트 당첨, 복권번호 예측 등을 내세워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한 후 잠적하는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23일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불법업체는 등록된 금융업체로 오인하기 쉽도록 제도권 금융회사를 사칭하거나 유사상호를 사용하면서 저금리, 대환대출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 신용카드로 필요한 자금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의 신용카드로 재화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매출을 발생시킨 후 실제로는 카드사로부터 받은 대금 중 수수료 명목으로 일부 금액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카드깡'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카드깡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금지된 불법행위로, 업체뿐만 아니라 이용한 회원도 신용카드 거래정지, 이용한도 축소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상 가상의 부동산 투자를 빙자한 사기도 발생하고 있다. 해당 사기업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 인터넷 공간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는 가상의 플랫폼을 만든 후 가상의 부동산을 신용카드로 결제·구매하면 부동산 매매 또는 임대 등으로 원금보장 및 고수익이 가능하다며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후 카드결제를 진행한 피해자들에게 수익금액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는 수법이다.
무료 이벤트 참여를 유도하며 신용카드를 결제하도록 한 후 잠적하는 사례와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해준다고 현혹해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로또 당첨번호 사례의 경우 AI를 이용한 과학적 기법으로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고 당첨되지 않을 시 전액 환불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첨번호를 알려주겠다며 가입비 명목으로 카드결제를 요구한 후 잠적하는 수법이다.
금감원은 관련 소비자 유의사항 및 대응요령을 밝히면서 유선 또는 온라인 상에서 카드정보·개인정보를 요구하면 불법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금 보장 또는 고수익 보장으로 현혹하며 투자를 권유받은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카드깡 또는 유사수신이 의심되면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하고 신용카드 회원도 불법거래에 연루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